“교무금…수입 전혀 없는데…다른 사람은 얼마나?…”
“많고 적음 떠나 신자면 당연히 내야죠”
민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이야기. 하지만 세례를 코 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이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조금은 불편하면서도, 반드시 예비신자가 알아야 할 이야기. 바로 ‘돈 이야기’다.
“신자가 되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교무금이 그것 입니다.” 교리교사가 예비신자들 앞에 교무금 책정서류를 내밀었다. “얼마나 내야하나” “다른 사람들은 보통 얼마씩 내요?” “나처럼 수입이 전혀 없는 노인네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몇몇 신자들이 십일조를 해야 한다는데…” 질문이 쏟아졌다. 교리교사는 질문 하나하나 마다 차근차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지금은 모르실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봉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신앙에 대한 확신을 갖고, 검소한 마음으로 살면서 봉헌을 하면 자신도 모르는 은총과 행복을 얻게 됩니다.”
교리교사는 그리고 “절대로 한 달 두 달 교무금이 밀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밀린 교무금이 냉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교리교사는 또 교무금 이외에도 주일학교 및 성소, 빈첸시오, 노인대학, 가두선교 후원회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자면 당연히 내야지~” 채영자(66) 할머니가 교무금이나 후원회비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다. 의외의 반응. 교리 초기만 해도 가장 소극적이고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모두들 채 할머니가 과연 세례를 받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교리도 재미없어 했고, 주일미사도 불편하다며 꺼렸었다. 그런 할머니가 이제는 180° 바뀌었다. “난 믿음이 없어서…”라고 말하면서도 “신자가 되려면 금요일 교리에는 빠지지 않고 나와야지”한다. 교리교사가 “교리에 빠지지 않고 나오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하느님께서 믿음을 주신 것”이라고 말하니 “그래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차츰 나오다 보니, 성당도 편해지네요.”
교리교사가 7성사 교리 중 마지막 교리인 병자성사에 대해 설명했다. “병자성사? 그게 뭐야” 예비신자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그리고 가족 중에 아픈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계세요” “사돈이 얼마 전 중풍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이젠 겨우 걸어다닐 정도입니다”“조카가 많이 아파요” 아픔들이 쏟아졌다. 예비신자들의 눈에 바늘귀 만한 물방울이 맺혔다.
교리교사가 말했다. “세례를 받으면 여러분은 치유와 희망의 성사인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고통으로 가득찬 세상에 오시어 병자들을 치유해 주시고 괴로운 이들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일은 인간의 고통을 물리치는 것이고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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