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단체 가입 안하면 자리 못찾아
단체 활동에 밀려 신앙교육은 소홀
본당 행사 동원…인적 역할만 강요
교회 젊은이들에 관한 대다수의 문헌은 다음과 같은 단어를 담고 있다. 희망, 미래, 현실, 부름, 사랑 등.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교회 내 젊은이들은 이러한 단어의 뜻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의 교회 활동은 기본적으로 본당에서 시작된다.
일선 본당에서 전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단체 활동이 그들의 주무대이다. 즉 청년들은 성가대, 전례단, 빈첸시오, 주일학교 교리교사 등을 통해 신앙을 유지하고 교회에 속해있다.
단체에 속해 있는 이들은 형편이 나은 존재이다. 비단체 청년들은 자신이 있을 자리를 발견하지 못한다. 교회의 허리인 이들에게 어느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1996년 서울대교구 교세 통계표에는 만 20~29세에 해당하는 전체 청년 숫자가 21만5509명이고, 만 30~39세에 해당하는 청·장년층의 숫자는 25만1617명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조사한 2004년 가톨릭교회 통계표 서울대교구 부분을 보면 만 20~29세에 해당하는 전체 청년 숫자가 12만4247명, 만 30~39세에 해당하는 청·장년층의 숫자가 13만6550명이다. 서울 지역만 10년 새 각각 10만여명의 청·장년층의 젊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난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본당은 일반 청년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청년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자연스레 청년 신앙 교육의 결핍과 연결된다. 필요에 의한 본당 활동 단체가 먼저 생겼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신앙 교육이 소홀해지게 된다.
결국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청년들은 교회 내에서 존중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본당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들에 동원 1순위가 청년들이다. 그들에 대한 어떠한 배려 없이 힘의 소비를 강요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 하나 대두되는 문제는 청년 사목자의 부재이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2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한국가톨릭교수협의회 경축미사에서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정추기경은 이날 “서울에 있는 수십여 개의 대학 가톨릭 신자 학생들을 담당하는 사제가 2명 뿐”이라며 신자 교수들에게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는데 일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물론 교회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경우 오는 8월 12일부터 2박 3일간 제1회 서울대교구 청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톨릭 청년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본당 청년사목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밖에 타교구들도 청년 사목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사목적 시험을 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8월 독일에서 열린 제20차 세계청년대회에서 “그리스도를 젊은이들에게 선포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법들과 새로운 의식 개혁만이 청년들의 발길을 교회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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