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기관지 “맹목적 세속주의” 비난
【바티칸 외신종합】 유럽 의회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공적 기금 지원을 허용하기로 하는 연구 예산 수정안을 가결함에 따라 교황청을 비롯한 전세계 가톨릭교계에서는 이를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잘못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6월 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회의에서 성체 및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유럽연합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500억 유로 규모의 2007~2013년 연구 예산 수정안을 가결했다.
이날 실시된 투표에서 유럽연합 예산을 성체 및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하는 안에 대해 찬성 284표, 반대 249표, 기권 32표로 약간의 우세를 점한 찬성안이 통과됨으로써 향후 유럽연합 예산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 기관지라고 할 수 있는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는 이러한 유럽의회의 결정에 대해 비판하고, 연구 목적으로 인간 배아를 사용하는 것은 20세기의 비극들이 던져주는 교훈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6월 17일자 이탈리아어판에서 이러한 결정은 유럽의회의 ‘근본적인 잘못’이라며, 이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실용주의적인 개념’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오늘날 유럽은 맹목적인 세속주의에 휩싸여 있다”며 이에 따라 “유럽 국민들의 절대 다수의 종교적 신념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결코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권 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으로 하여금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기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윤리적인 성명에 서명하기를 거부한 것에 대해 이는 지난해 6월 국민투표의 결과에 배치되는 것으로 국민들의 뜻에 반대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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