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힘이 되어준 주님의 끈 놓지않았죠”
쉽사리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사랑’. 막상 하려 하면 멈칫하게 되고 입안에서 맴도는 단어.
“건방지다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굉장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유난을 떠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김나영(글로리아프란체스카.26.서울 신림동본당)씨. 경기도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피지컬 어시스턴트(입원에서 퇴원까지 환자 전반에 대해 관리하는 이)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말을 이었다.
“사실 병원 근무로 인해 성당활동이 조금 힘들긴 해요. 신앙의 끈을 놓칠 뻔 한 적도 있는데, 그때마다 누군가 잡아주더군요.”
김씨는 청소년기에 활동을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묻자 김씨가 답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세례 받았어요. 원래 불교신자였거든요.”
당시 가족이 모두 개종을 해 성당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했단다. 그 와중에 김씨가 성당에 정을 두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바로 어머니였다.
김씨는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성당활동에 맛을 들였다. 그 후 자연스레 교리교사를 시작한 김씨. 2000년에 서울로 이사가면서 잠시 쉬었지만 그녀는 그 맛을 잊지 못했다.
혼자 본당 성서모임을 가입하고 초등부 교사를 다시 시작했다. 제멋대로(?) 열심히 활동하는 그녀를 청년들이 가만 놔뒀을리 없다.
“성서모임 같이하던 언니가 지구청년연합회 해볼 생각 없냐고 묻더군요.” 그녀는 이후 회계, 부회장, 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열심히 활동했다.
그런 그녀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바로 취업 때문. “정말 힘들었어요. 보건복지가 전공이라 자격증을 꼭 따야 취업이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자격증을 못따서….”
그 결과 김씨는 성당활동을 잠시 쉬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그녀가 대인기피증에 걸릴 정도였다.
이미 성당이란 곳에 마음을 접었을 때쯤, 김씨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예전에 교리교사를 권유한 신부님이셨어요. 선교활동하러 해외로 나가시기 전 생각나서 전화를 하셨다는데…말문이 막혔어요.”
‘성당은 잘다니냐, 기도는 잘하고 있느냐, 항상 네 기도를 한다’라는 말에 통화를 할 수 없었다는 김씨. 뜻밖에 그러한 질문에 그녀 입에서 나온 말은 “이제 다니려고요”였다.
전화 한 통에 힘을 얻은 김씨는 다시 활발한 성격을 되찾았다. 취업도 성공했다. 전공과 관련해 ‘자격증 시험에 한 번 떨어지면 다시는 붙지 못한다’는 전통도 김씨 앞에서는 허물어졌다.
“간절히 기도했어요. 역시 주님은 저를 놓지 않으시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성당활동으로 인해 근무에 지장을 줘 병원에서 핍박(?)받고 있다는 김씨.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녀는 “오지로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제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기도를 통해 느꼈거든요. 이번에도 주님이 도와주실 거라고 믿어요”라고 말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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