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는 사회, 이웃을 돌아볼 때
청소년 5명 자살사이트 통해 만나 자살 기도. 생활고로 일가족 자살. 결혼을 하지못해 비관하던 농촌청년 자살…. 심지어 성적이 내려가 고민하던 초등학생의 죽음 소식까지 정말 심심찮게 매일의 뉴스 한켠을 장식한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는 가장 가혹한 생명 파괴의 하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살은 ‘죄’로 취급되어왔다.
교회의 전통도 항상 자살을 대단히 사악한 선택으로서 거부해왔다.(생명의 복음 66항)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신의 권리를 부정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에 대해서는 시체모독의 형벌까지 가해질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자살이 갈수록 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자살증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4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연간 자살자수는 1만1523명이다. 인구 10만명당 24명 꼴이다. 10대의 경우 자살이 전체 사망원인의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지난 주 국립서울병원이 통계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우리나라 자살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계했다. 그 결과 한해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4조86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살한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수입 상실과 응급실 진료비, 장례비, 수사비, 가족 의료비, 교통비 등을 합한 금액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뿐이랴. 생명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려면 공식이 나오지 않는다. 억만금을 지불해도 생명은 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사람의 생명은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게다가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이 감내해야하는 희생은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가족이 자살한 이후 유가족의 정신과적 질환도 급증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사람 100명당 2명 정도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우울증의 사회경제적 비용도 연간 2조150억원으로 추산됐다.
현대인의 자살은 주로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잘못된 판단에 의해 행해진다. 그러나 ‘죽기로 결심하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 바로 문제의 시작이다.
절망과 비관은 우울증을, 또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지금 우리 이웃을 한번 돌아보자. 사람은 도움을 주고 받는 당연한 삶의 법칙과 같은 행위를 펼침으로써 더욱 큰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내 이웃의 우울한 날들에 관심을 가져주는 작은 배려가 지금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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