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청년사목 담당 보좌신부의 재량·권한·기간 보장해야
일관적 장기적 사목 정책 부족
전문성 갖춘 지도자 양성 절실
각 교구는 청년 사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적, 일관적, 장기적인 청년 사목 정책을 수립하지는 못하고 있다.
교구내 각 본당에서는 청년 사목자의 인식과 역량에 따라 청년 사목이 좌우된다. 이 같은 현상은 청소년 사목도 마찬가지이지만 청년 사목의 경우, 정도가 더 심하다.
즉 전문적인 청년 사목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본당에서 청년 사목을 전담하는 사목자는 일반적으로 보좌신부이다. 그러나 이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소임에 파견된다.
특히 이들은 신학교를 막 졸업한 새사제들이다. 출신 본당의 여름캠프를 통해 청소년·청년들에 대한 감을 익혔을 뿐, 청소년·청년에 관한 이론 교육 경험은 전무하다.
청년들에 관한 전문적인 소양이나 지도자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이다.
1996년 서울대교구 사목교서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많은 보좌신부들이 청년들의 의식 세계를 파악하고 그들의 감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목을 펼쳐 가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보좌 신부들의 임기가 비교적 짧아 지속적인 청년 사목을 펼쳐 나가는데에 연계성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과도기적, 단기적인 전망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기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보좌 신부들의 ‘임기’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 정도 본당에서 사목활동을 펼치는 보좌 신부들은 청년들에 대해 일관된 사목을 할 수 없다.
만약 의지를 갖고 청년들에 대한 사목에 힘을 쏟더라도 새로운 소임을 받아 이동하게 될 경우, 본당뿐만 아니라 소속 청년들의 활동이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또 본당 사목의 최종 책임자가 주임 신부이다보니 실제 청년 사목에 대한 계획이나 예산 집행 등에서 보좌 신부들이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대교구는 “서품 후 1년이 경과한 보좌 신부의 경우 맡은 청년 분야의 사목에 관해 고유한 책임과 권한을 수행하도록 하며 이미 책정된 예산은 집행할 수 있는 재량을 주도록 한다”는 지침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많은 보좌 신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교구 청년부의 한 관계자는 “청년 담당, 특히 본당에서 사목을 펼치는 보좌 신부들은 청년 사목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실제 노력이 노력 자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보좌신부들에게 적극적인 청년 사목을 펼칠 수 있는 재량과 권한, 기간을 주는 것이 우선시 돼야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청년부가 발간한 청년 사목자료집에 따르면 ‘청년은 단순히 사목대상이 아니라 청년 사목의 주체임’을 밝히고 있다.
청년 사목의 제1의 지도자인 사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먼저 지도자가 책임 의식을 가져야 청년들을 완전한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할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5년 4월 제22차 성소를 위한 세계 기도의 날에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사목과 교육의 각별한 책임을 지고 계시는 사제와 수도자 등에게 말씀드립니다. 기억하십시오. 젊은이들을 위한 봉사는 교회를 위한 봉사입니다.
이것이 다른 과업이나 투신 그리고 관심이 뒤따르고 지향해야만 할 우선의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 자신을 통하여 주님이 젊은이들을 부르시도록 용기있는 도구가 되어 주십시오.”
청년들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사제가 절실히 필요하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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