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런 항암치료에 폐수술까지…
가족들과 함께 처절한 사투
7월 15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동 2층. 제 각기 다른 모양의 모자를 쓴 꼬마들이 뛰어다닌다.
그 무리들 중 머리가 2개 정도 더 큰, 핏기 없는 얼굴의 소년이 주사실로 들어섰다. “주사놓을께”라는 간호사에 말에 망설임 없이 왼팔을 내놓는다. 두려워할 법도 하지만 자신의 팔로 들어가는 주사바늘을 멍하니 응시한다.
김민호(바오로.15.제주 중앙본당)군.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앓고 있다. 뒤따라 들어온 어머니 홍일선(로엘라)씨. “민호야 여기 있을거야?”
“어.”
속이 상한 홍씨. 그간의 치료로 민호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제주시 지구 복사반 축구대회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건강했는데….
지난해 12월 기말시험 기간. 민호는 여느 친구들과 같이 밤을 새며 공부를 했다. 피곤함에 힘들어 했지만 시험은 끝까지 치러냈다. 그 후 겨울 방학을 앞두고 민호가 홍씨에게 부탁했다. “엄마, 나 너무 피곤해서 학교 못가겠어.”
초등학교때에는 병원 문턱에도 가보지 않았던 민호의 부탁에 홍씨는 겁이 났다. 한걸음에 민호를 데리고 시내 병원으로 갔다. 피검사를 한 후 의사는 다음날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오세요.” 병원으로 간 모자는 짐도 없이 바로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길고 긴 백혈병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고통스런 항암치료가 이어졌고 주사도 수차례 맞았다. 면역력 저하로 백혈병에 걸린 다른 3명의 아이들과 격리됐다. 그 중 한 아이가 폐렴에 걸려 민호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에게 전염, 모두 세상을 등졌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와중에 폐렴 곰팡이 전이로 인해 폐수술 결정이 내려졌다. 의사들도 반신반의 하며 수술을 했다. 2번의 수술. 폐가 반쪽만 남았지만 민호는 이겨냈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세상과의 힘든 사투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하고 있던 세탁소는 폐업 했으며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정도로 생활이 힘들었다. 힘든 생활고는 대출로 이어졌다. 금융기관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 김형옥(안셀모)씨의 월급으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희망은 골수 이식. 하지만 형 진호(베드로.16)의 검사결과 불일치 판정이 났고 언제 이식을 받을 지 확실치 않다.
홍씨는 그동안의 치료비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말할수록 절망에 빠지기 때문이다.
피검사를 마치고 민호가 나왔다. “엄마 여기 있을 거야? 나 간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는 민호. ‘나 간다’는 민호의 말이 얼마나 사무치는지. 홍씨는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도움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118
농협 703-01-360433
예금주 : (주)가톨릭신문사
사진설명
피검사를 받고 있는 민호.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맞닥뜨린 백혈병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기사입력일 : 2006-07-23
카리타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