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쓰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동료들과 함께 주일미사 꼭 참례
프로 바둑기사 박정상(마르코.22.서울 상계동본당) 6단이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중국 저우허양(周鶴洋) 9단을 상대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정상’이란 이름처럼 정상에 우뚝섰다.
박 6단은 “대국장에 들어갈 때마다 성호를 긋고 승부처에선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밖에 나와 주님의 기도를 봉헌한다”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성당에 가서 기도를 드리면 큰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며 하신 말씀,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는 성경 구절을 제일 좋아합니다.”
박 6단은 “아버지처럼 교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못하지만, 성당에 다니는 동료 기사들과 함께 주일에는 빠지지 않고 미사에 참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병희(마리노)씨는 현재 상계동본당 문화분과장 등으로 신앙생활에 열심이다.
바쁜 삶 속에서도 신앙인으로서 끈을 놓지않고 있는 박 6단의 바둑입문 동기는?
“어렸을 때 장난이 심하고 주위가 산만해 아버지께서 바둑을 익히면 차분해 질 것이라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를 바둑교실로 데리고 갔고, 1990년 KBS 전국 바둑 대축제 유치부서 3위에 입상한 게 바둑의 길로 들어선 결정적 동기가 됐습니다.”
박 6단은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오른 소감을 “올해 들어 세계대회에서 한국이 중국에 밀리고 있는데 반격을 할 수 있어서 기분좋고, 뒷바라지 해 주신 부모님 은혜에 조금은 답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충암고 졸업, 외국어대 중문과 휴학 중, 신예 프로10걸전 우승, 바둑마스터즈 남자부 우승, 제3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우승. 박6단의 다채로운 경력중 일부다.
박 6단 우승으로 후지쓰배에서 한국은 9연패, 통산 11회 우승이란 성과를 거뒀다.
박 6단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 기사들은 공동 연구 체제가 잘 잡혀있고 일본, 중국 기사들에 비해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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