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쾅쾅 드럼치며 하느님 목소리 전해”
운이 좋았다. “어제도 종일 연습했어요. 내일도 그럴테고. 주말은 더 바쁘죠. 밤샘 작업을 하니까. 오늘 딱 시간이 생겼네요.”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 청년 찬양밴드 ‘유빌라떼’ 단원 이은호(스테파노.29.서울 해방촌본당)씨. 그는 8월 12∼14일 가톨릭대 성신교정, 가톨릭교리신학원, 서울 동성중고등학교 일대에서 열리는 ‘2006 제1회 서울대교구 청년대회’(Seoul Youth Day 2006, 약칭 SYD) 준비로 인해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유빌라떼에서 드럼 파트를 맡고 있는 이씨는 하소연(?)부터 했다. “교회 청년 중 드럼을 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이곳저곳 많이 불려 다녀요.”
무보수로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 때쯤, 이씨가 말했다. “돈을 받고 하려면 교회 관련 봉사를 안하죠. 하지만 저의 능력이 필요한 곳이 이곳이라고 생각하면 무척 뿌듯합니다.”
그는 중고등학생 시절 교회에서 살았다고 표현할 만큼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전례부·학생신문반 단원, 주일미사 반주자 등을 거쳐 마무리로 학생회장까지 지냈다.
“친구들도 열심이였고…. 사실 그렇게 활동 안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열심히 활동하는 학생을 교사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다. 당시 교사는 이씨에게 드럼을 배워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해왔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덤으로 미사 반주도 하고. 그때는 어려서 드럼이라는 악기가 제 삶의 일부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죠.”
군제대와 대학을 졸업한 후 이씨는 교회로부터 자연스런 불림을 받았다.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 근로청소년 회관에서 매주일 2시간 동안 드럼 교육 봉사 활동을 한 것이다.
“드럼을 배우려는 청소년들이 무척 많았어요. 제가 가진 능력을 그들과 나눈다는 것이 무엇보다 뿌듯했습니다.”
봉사로 인해 주일미사도 인근 대림동본당으로 나갔다는 이씨. 그곳에서도 그는 빛을 발했다.
“성가대 단원들이 함께 하면 어떻겠냐고 해서…마침 청년 생활 성가밴드도 있고요. 짧은 기간이지만 함께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씨 앞에도 취업이라는 벽이 어느새 생겼다.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며 밴드를 구하려던 차, 눈에 확 띄는 글이 있었다.
“일반 음악 사이트 였는데 청년부에서 드럼 단원을 구한다는 글이 있더군요. 정식 밴드 활동을 하기 전에 취미로 하면 괜찮겠다 하고 연락을 해봤죠.”
취미로 해보자는 그의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장난이 아니었어요.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대부분이고. 저에게 너무 도움이 돼요.”
아직 정식 단원은 아니라고 밝힌 이씨. 그의 마음만은 어느 정식 단원 못지않았다.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에요. 추기경님 미사 반주, 뮤지컬 반주 등 청년대회에 쓰일 40여 곡을 연습 중이니까요.”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봉사는 기회가 왔을 때 하는 것”이라고 말한 이씨. “주님께서 자꾸 이끌어 주세요. 그 이끄심에 그저 따라갈 뿐입니다.”
사진설명
드럼 연주 교육, 미사 반주 봉사 등 자신이 가진 달란트를 주님사업을 위해 쓰고있는 이은호씨. 봉사는 기회가 왔을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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