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높이는 ‘문화 가치’ 강화

문화콘텐츠의 한류현상이 확대되면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2003년에 44조원에 달하던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의 매출액규모는 2004년에 50조원을 넘어섰다. 문화콘텐츠 수출규모 또한 2000년 5억 달러에서 2005년에는 10억 달러로 늘어났다.

게임중독 등 부작용도

게임산업의 경우, 연평균 10%의 높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 온라인게임의 1위, 세계 모바일게임의 3위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50%를 넘고 있다.

정부가 1990년대 말부터 문화콘텐츠정책의 패러다임을 규제중심에서 진흥중심으로 전환하여 적극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문화콘텐츠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콘텐츠산업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중독문제, 사행성게임의 부작용문제, 그리고 불법적인 현금아이템거래문제, 그리고 콘텐츠내용의 폭력성 문제 등 게임콘텐츠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인들의 사행성게임 중독은 한 인간과 가정을 파괴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74.6%가 게임을 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 만9세에서 14세 인구중 84%가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

주말에 1일 평균게임이용시간이 3시간을 넘는 경우도 52.8%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 이용문화를 지도하고, 상담하고, 교육할 수 있는 기반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게임개발자들의 자율적인 규제 노력 또한 미약한 실정이다.

또한 디지털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구분이 애매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가상세계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모습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가상세계에서 우리는 실존적인 자아보다는 재구성된 형식적 자아를 만나게 된다.

댓글 문화와 사이버토론문화 또한 정착되어 있지 않다.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죄의식 없이 불법으로 디지털콘텐츠를 다운로드 하는 일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근본적으로는 디지털시대의 콘텐츠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은데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문화경제학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콘텐츠산업은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



문화·경제적 가치 담아

콘텐츠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기본적으로 의미, 가치, 정체성을 담아내는 콘텐츠의 문화적 속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유네스코는 2005년에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 협약’에서 문화콘텐츠(cultural content)를 ‘문화적 정체성에서 비롯되거나 이를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 예술적 영역,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의미한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 정책사업은 문화콘텐츠의 경제적, 산업적 가치에 초점을 둠으로써, 문화콘텐츠가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문화적, 교육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실천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정책 활동이 상대적으로 미흡하였다.

앞으로 정부는 콘텐츠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정책의 궁극적인 이념은 보다 많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증진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임학순(가톨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