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관광사목의 현주소와 미래
가족피정 테마피서 주말농장 등 개발
전국 포괄할 신개념 관광문화 만들어야
대전교구 대천 요나본당은 관광사목 벤치마킹 우선 순위 본당이다. 대천해수욕장 내에 위치한 성당은 성체조배실, 콘도형 가족 숙소 및 단체 숙소, 세미나실, 전시실, 식당, 야외무대, 탈의실 및 샤워실, 야외 음악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신자들의 신앙과 휴식을 함께 배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 신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 숙소의 경우 주말에는 예약 신청을 해야 할 정도. 연 1만5000명(숙박)이 다녀가고, 하루 피정이나 미사만 참여하는 관광객을 포함하면 연간 이용자가 5만명이 넘는다. 요나성당 방명록에는 ‘관광지에 이런 성당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소감이 가득하다.
문제는 이런 관광사목 인프라가 몇몇 지역에 한정돼 있다는데 있다. 피서지가 몰려 있는 몇몇 교구, 그것도 소수 본당만이 ‘주임 신부의 의지’에 의존해 관광사목을 추진하고 있다.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관광사목 본당들도 대부분 장소(숙소) 제공 차원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광사목 관계자들은 “현재 관광사목 현주소는 각종 교회내 언론매체와 주보를 통해 관광지 인근 본당들만 소개되고 있는 수준”이라며 “여가와 관광을 연결하는 교회내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신자들 역시 휴양지에서 성당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는 정도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관광지 숙소 마련에 한정된 현 관광사목의 외연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교회 자체가 가지고 있는 관광적 요소를 적극 활용하고, 새로운 개념의 가톨릭 관광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예로 △가족단위 피정 △피서지 인근 교회사적지 답사 △각종 테마피서 개발 △본당 또는 단체 단위의 피서 △피서지 본당에서의 위탁 프로그램 운영 △피서지 상설미사 개설 △도농 본당 교류를 통한 주말 농장 운영 △순교자 기행 및 교우촌 순례 프로그램 개발 △자원봉사 활동 확대 등을 들고 있다. 불교의‘산사 체험’이나‘산사 음악회’, 개신교의‘도심교회 전원교회 연결 체험 프로그램’ 등에 대한 검토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성 안드레아 피정의 집 김태건 원장 신부는 “이제는 관광사목에 대한 좀 더 깊은 관심과 함께 전문적인 연구와 효율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관광사목의 짐을 관광지에 위치한 본당에만 지울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차원에서 전국을 포괄하는 관광사목 프로그램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의장 후미오 하마오 추기경은 ‘관광사목지침서’에서 “관광사목의 주된 목적은 그리스도인들이 관광의 현실을 은총과 구원의 계기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데 있다”며 “교회는 신자들이 휴식과 관광을 통해 창조에 대해 묵상하고, 약속된 구원의 희망을 위해 기도하고 이를 새롭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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