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때는 늘 수도원서 지내
대한민국 간판 DJ로 활동
오후 4시. 일상의 나른함을 거둬내는 밝은 웃음과 톡톡튀는 하이톤의 목소리가 라디오를 통해 전국적으로 울려퍼진다. 귀를 쫑긋 세우게하는 시원시원한 재담, 들을수록 정겨운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방송인 최유라(안나.40.서울 목5동본당)씨.
이 시대 최고의 맹렬여성을 뽑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최씨는 단연 선두에 들어서지 않을까. 라디오 DJ로, 케이블 TV 진행자로 하루 24시간 그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최씨의 일상에는 어느 것 하나 빈틈이 없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도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족들의 식사를 비롯해 살림은 직접 꼼꼼히 챙긴다. 아이들의 학과 요점정리까지도 그가 도맡아 돕는다. 그 와중에도 <저 살림하는 여자예요> <최유라의 즐거운 살림&요리 이야기> 등의 책도 펴냈다.‘똑순이 아줌마’수식어가 붙을 만하다.
라디오 진행자로서는 단연 대한민국 1위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간판 프로그램은 MBC 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시대’. 지난 10여년간 이 프로그램의 남성 DJ는 수차례 바뀌었지만 최씨는 톱스타의 인기를 유지하며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다.
DJ로 활동하며 지난 95년부터 해마다 다양한 상을 수상해왔다. 특히 올해는 한국 PD들이 뽑은 ‘최고의 라디오 진행자’상을 받으며 그 활약상을 확인했다.
최씨는 지난 90년 첫 영화에서 대종상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한 데뷔를 한 영화인이었다. 이후 탤런트로, TV와 라디오의 MC로 끊임없이 변모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그의 삶 가운데는 늘 하느님이 계신다고 한다.
“삶의 고개고개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이 정말 계시처럼 다가온답니다. 지금쯤 무엇을 해야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나에게 딱 맞는 일이 주어집니다”
최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 것도 “무언가 교회 일을 도와야할텐데”라고 생각하던 때에 주어진 일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눈코뜰새없는 일상을 쪼개 인터뷰에 응한 날, 최씨는 5분여의 틈새를 이용해 수재의연금을 내는 모습이 방송국 면회실 TV 화면에 비쳐졌다.
아무렇지도 않게 잰걸음으로 돌아온 그는 가슴아프게 느끼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모순, 한 사회인으로서 신앙인으로서의 가치관을 술술 풀어냈다.
일상에서 늘 깨어있는 이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그런 말들이었다.
‘스타들의 신앙이야기’ 이번호부터는 현재 방송인으로서 맹활약 중인 최씨가 그의 유려한 입담을 지면에 선보인다.
내 이름은 ‘최안나’이다. 호적에 올려진 이름이다. 세례명도 ‘안나’이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한자 이름이 필요하다고 해서 ‘有羅(유라)’라는 이름도 갖게 됐다.
‘안나’로서의 어린시절 추억을 되짚어보면 왜관의 수도원에서 뛰놀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나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방학을 늘 수도원에서 보냈다. 마치 외갓집에 놀러가듯 찾은 곳이 수도원이었다. 성베네딕도왜관수도원 소속 수도자인 두분의 삼촌과 이모 수녀님 덕분이었다.
평소에도 늘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다. 밥만 먹으면 가는 곳이 성당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밥을 먹고, 점심밥을, 저녁밥을 먹듯 하루일과에서 기도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가족이 한데 둘러앉아 기도하고, 연도를 바치는 그런 모습들은 나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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