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 개정 반대” 한 목소리
【워싱턴=CNS】일본 주교단은 최근 들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주장하면서 평화헌법의 전쟁 포기 조항을 개정하거나 삭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 의장 주교가 말했다.
오사카교구 보좌주교인 고로 마츠우라 주교는 8월 2일 가톨릭계 통신사인 CN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미사일 사태 등 무력 시위와 미국 부시 행정부의 압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년 동안 일본이 견지해온 전쟁 포기의 결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츠우라 주교는 “현재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일본이 평화헌법 9항을 그대로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일본 헌법에 포함된 이 조항은 전쟁 반대를 규정한 것으로 이는 일본이 자치권으로서의 전쟁을 영구적으로 포기하며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무력 사용의 위협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마츠우라 주교는 특히 주일 미군과의 더욱 긴밀한 유대와 지난해 10월 미-일 협약에 따른 몇가지 조치들로 인해 자위대는 그동안 부여됐던 제한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팍스 크리스티 USA’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중이었던 마츠우라 주교는 7월 29일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일본으로 하여금 헌법의 평화 조항을 개정하도록 고무하거나 심지어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믿을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은 일본이 걸프전이나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혹은 이라크전에 자국의 군사력을 충분히 참여시키지 않고 있는데 대해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교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일본 자위대를 미군과 통합하는 것은 헌법 개정이나 미국의 군사 전략의 주요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전이 발발한 이래 미국의 요구에 따라 일본은 인도주의적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5백명의 자위대 병력을 파견하기 위해 법개정까지 해야 했다고 말했다.
마츠우라 주교는 지난 해 종전 60주년을 맞아 일본 주교단이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일본 헌법 9항의 내용을 일본 주교회의는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에서 일본 주교단은 “우리는 지난 60년 동안 단 한 명도 전쟁을 통해 살해하지 않았고, 우리들 중 누구도 전쟁으로 희생되지 않았음을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하고 “전쟁은 결코 용납될 수 없고 서로의 차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추구되어서도 안된다”고 결의했다.
한편 주교단은 이 9항이 개정되거나 삭제될 때 일본은 아시아 지역에서 매우 큰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고, 극심한 군비 경쟁이 야기되고 무기 산업이 번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정교(政敎) 분리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 20항의 개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즉 이러한 우려는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 일본의 국교였던 신도와 일본 군국주의와의 연계에서 비롯된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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