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생명의 소중함 심어줘야
바캉스철이면 호황을 누리는 곳이 비단 레저업계만은 아니다. 약국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콘돔 등 피임기구와 피임약의 판매율도 급증한다.
물론 공식적인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캉스철과 연말연시, 각종 연휴와 명절이면 피임도구의 판매가 늘고 또 이후에는 임신진단시약 판매가 급증한다는 것은 이미 업계 안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이맘때면 고루한(?) 걱정스러움이 밀려든다. 자판기도 우후죽순 생겨났고,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가면 콘돔을 나눠주는 모습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에이즈 예방이라는 명목을 붙이고 있기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피임약 신화를 믿고 무분별한 행동한 벌인 결과는 또다시 사후피임약 등을 사용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지난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논란 끝에 결론을 유보했던 사후 피임약 시판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각종 언론매체를 장식했다. 18세 이상 여성에 한해 처방전 없이 일반 약국에서 사후피임약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할 경우 수정란이 자궁 내벽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해 임신을 막는다. 즉 사후피임약을 사용하는 것은 화학적 낙태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피임을 낙태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단죄하는 가장 전형적인 문헌은 교황 비오 11세가 반포한 회칙 ‘정결한 혼인’을 꼽을 수 있다.
또 교황청 생명 학술원에서 몇 년 전 발표한 사후 피임약 관련 성명에서 “반착상 효과는 사실은 화학적 인공유산과 다름없어 이 약을 요구하거나 제공하는 사람들은 낙태의 경우에서처럼 이미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임신을 손쉽게 중절하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도덕적 양심으로 확고한 반대를 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보수 단체들도 약의 판매를 허용할 경우 10대의 성문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판매금지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여성 단체 등은 사후 피임약 시판이 원치 않는 임신을 막아 낙태율을 줄일 수 있다며 조속히 허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성의 본질인 사랑과 생명을 더욱 경시하고 이분화시키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사랑과 생명을 순간의 쾌락과 바꾸지 않기 위해서는 물론 올바른 교육과 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시판되는 피임약들은 그 부작용도 심각한 수준이고,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사실도 많다.
순간의 쾌락을 위해 몇 천원의 돈을 피임약에 투자한 결과가 스스로의 몸을 망치고 또 새로운 생명을 죽이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약국에 들어가 ‘피임약 주세요’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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