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덕에 새 인생 얻었는데…”
아들이 간기증…수술은 성공했지만
수술비 6천만원 갚을 길 없어 애태워
송귀현(빈첸시오.51.전주 덕진본당)씨는 행복하지만 너무 아프다. 지금 그의 오른쪽 가슴에 아들의 사랑이 숨쉬고 있음에도 살아갈 앞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아들의 간을 이식받아 간경화의 죽을 고비를 넘긴 송씨. 앞날이 창창한 아들의 간을 전해 받은 것도 미안한데, 막대한 수술비는 송씨의 마음에 짐을 더한다.
간경화라면 대부분 술을 원인으로 꼽지만 송씨는 술은 입에 대지도 못하는 착실한 가장으로 살아왔다. 생업으로 학원을 꾸리면서, 뜻있게 살리라는 마음으로 한글학회 한글지킴이 운동도 이어왔다. 교구 성가대 단원으로, 본당에서는 빈첸시오 회원으로 왕성한 봉사활동도 해왔다.
하지만 송씨는 쓰러진 뒤 모든 활동을 그만둬야 했다. 간경화로 인한 잦은 병원출입으로 가세도 눈에 띄게 기울었다.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송씨의 아들 원석(필립보.25)군이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딸 한나(안나.23)양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가족은 그렇게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올해 3월, 송씨가 토혈과 하혈을 시작했다. 원인은 간경화의 합병증인 위 정맥류 출혈이었다.
병원에서는 이제 송씨에게 남은 것은 ‘간이식’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을 선뜻 기증해줄 사람은 없었다. 뇌사자 간을 얻는 것도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가족이 검사를 시작했다. 기적적으로 부인과 아들, 딸 모두가 송씨와 같은 A형으로 간이식이 가능했다. 가족은 망설임없이 아버지에게 간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아들 원석군은 “엄마와 동생의 작은 간을 반반씩 이식하는 것보다 제 것 하나를 이식하는 것이 낫다”며 수술을 자청했다.
서울대 법대 4학년에 재학중인 원석군은 학업과 과외를 병행하며 집안의 보탬이 돼왔다. 간이식을 하면 남은 간에 무리가 와 사망위험이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두렵지 않았다.
“부모님께 받은 걸 나눠드리는 것뿐인데요.”
7월 12일 전북대 병원에서 이루어진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송씨 가족에게는 6000만원의 수술비가 빚으로 남아있다. 원석군의 수술로 고정 수입원도 없다. 또, 아들이 이식해준 깨끗한 간에 B형간염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투약을 계속해야하며 새로운 간을 거부하지 않도록 면역 억제제도 맞아야하는 실정이다. 아들의 다음 학기 등록금도 문제다.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지요. 아들과 하느님이 덤으로 준 인생, 보답하며 살아갈 겁니다.”
※도움주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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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703-01-360446
예금주 :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6-08-13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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