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낸 수시간 뒤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사이의 종교 분쟁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던 3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총살형 마지막 순간에 처형이 연기됐다.
하지만 이번 사형 집행의 연기에도 불구하고 수탄토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이들 3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오는 8월 20일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은 교황 베네딕토 16세 명의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냈고, 탄원서가 전달된지 수 시간 뒤 집행이 연기됐다.
파비누스 티보(60), 마리아누수 리우(48), 도밍구수 실바(39) 등 가톨릭 신자 3명은 중부 술라웨시의 주도(州都)인 팔루의 비밀장소에서 11일 자정 이후에 총살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5월과 6월 중부 술라웨시의 포소 지역에서 발생해 200여명의 이슬람 교도들이 사망한 종교 분쟁을 선동한 죄목으로 기소돼 이듬해인 2001년 사형을 언도받고 8월 11일 처형될 예정이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이슬람 교도들간의 충돌은 1998년 12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발생해 수백명이 살해됐으며, 추산에 따르면 최대 2천여명까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다노 추기경은 교황 명의로 보낸 이 탄원서에서, “인도주의적인 바탕에서 이들 세 명에 대한 사면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수탄토 경찰청장은 그러나 이번 집행 연기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8월 17일) 준비로 경찰이 바쁘기 때문에 사형 집행일이 8월 20일 이후로 미뤄졌다”고 말했으나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는 “처형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사형집행을 강행할 뜻을 비쳤다.
이에 앞서 수천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전국에 걸쳐 임박한 사형 집행에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8월 10일 모메레에서는 유치원생에서 대학생까지 약 5천여명의 학생들이 가톨릭교회의 수도회 등이 조직한 항의 시위에 참여했고 같은 날 아탐부아에서는 여러 지역의 종교 지도자들이 벨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형 집행에 대한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아탐부아의 안톤 페인 라투 주교는 이러한 상황은 법 적용이 가난한 소수족들에 대해 부당하게 집행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티보와 그의 친구들이 옳지 못한 행동을 했음을 인정하지만 사형은 그들의 행동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톤 주교를 비롯해 이슬람교와 개신교 지도자들은 또 유엔에 서한을 보내 인도네시아 정부에 이번 사형 언도를 취소해줄 것을 청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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