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 정신 없어도 봉사시간 아깝지 않아”
“변화되는 계기가 필요했어요.” 최근 ‘몽골 돈보스코 청소년센터’에서 한 달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인혜령(카타리나.24.서울 명일동본당)씨.
그녀는 그저 자신이 변화되는 모습이 궁금해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했다. 해답을 찾았을까. “그건 주님이 주시는 거죠. 지금 알 수는 없어요. 하지만 무언가 받은 느낌, 설명하기가 곤란하네요.”
낯선 환경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찾고자 한 혜령씨. 삶의 변화를 꿈꿨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있자니 자연스레 깨닫게 됐다. 이미 그녀는 주님께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혜령씨는 일반 청년 신자들과 다를 바 없는 청소년기를 보냈다. 대학 입학 후 미사만 드리던 그녀가 ‘교회의 청년’으로 변하게 된 것은 2002년.
“언니를 통해 본당 주일학교 교사가 됐어요. 솔직히 제 의지로 한 건 아니었죠.”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일반 주일학교가 아닌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게 된 혜령씨.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장애아들의 특성상 교리 수업이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마음먹은 대로 되지도 않고, 심지어 아이들이 도망가는 경우도 있어요.”
그녀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나를 주면 열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열을 주면 하나를 받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고.
“몇 년이나 하셨어요.”란 질문에 3년간 했다고 답한 혜령씨. 3년간 그녀를 잡아준 것은 다름 아닌 장애아들이었다. “언젠가 학생 하나가 살며시 와서 손을 잡아 줬어요. 기쁘고 뭉클했죠. 그때 이유를 찾았어요. 내가 그곳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그 후 혜령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 인근 복지관에서 과외봉사,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 녹음 봉사, 아동권리전문기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행정업무를 하는 등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다.
현재 서울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혜령씨. 취업 준비 때문에 바쁠 법도 한데 봉사하는 시간이 아깝진 않을까.
“사람은 항상 갈등하는 존재라 저도 그런 생각을 해요. 근데 제가 그동안 해온 일들을 가만히 되돌아보면 옳은 길 만을 걸어온 것 같아요.”
‘옳은 길만을 걸어왔다’는 대답이 귓가에 맴돌 때쯤 그녀는 자신을 ‘신심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주님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어요. 그러나 살면서 어려운 일, 또는 해야만 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뭐든지 잘 풀리더라고요. 그럴 때 마다 느끼는 것이 확신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주님이 곁에 계시다는 걸요.”
그녀는 이러한 확신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이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양한 이웃을 만나고 싶어요. 주님도 그러셨잖아요. 비교 대상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 마음이 당시 그 분의 마음과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 기분 좋은 변화 속에 살아가고 있는 혜령씨는 봉사활동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단다. “기분이 좋아요. 봉사활동을 안하면 해야 할 일을 안하는 것처럼 꺼림직 해요. 봉사활동으로부터 얻는 상쾌한 변화,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을걸요.”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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