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소비행태로 갈등 일으켜선 안돼
최근 몇주간 인터넷 세상을 채워온 소위 ‘된장녀’ 논란이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세상에서는 이기주의와 익명성이 만들어낸 비속어 등이 줄기차게 떠돌아왔다.
그러나 ‘된장녀’는 스쳐가는 비속어들과 달리 ‘귀족녀’ ‘된장남’ ‘고추장남’ 등으로 파생, ‘허영’에 들뜬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는 표본으로 인식되면서 각종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
‘된장녀’는 소비지향적이고 유행에 휩쓸리는 젊은 여성을 지칭한다.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행태라고 비난하는 부류와, 일부에 의해 자행된 과소비와 문화적 허영을 전체인양 매도한다는 의견들이 빗발친다.
갈등의 대립각 속에는 ‘된장녀’에 빗대 궁핍한 생활을 하는 ‘고추장남’이 자리잡고 있다. 빈정거림 이상의 분노로 된장녀를 비난하는 남성들과, 무조건적인 비난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충돌은 단순 논쟁 수준을 넘어선 실정이다.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불안한 사회에 대한 불만이 남성중심적 사고와 맞물려 ‘된장녀’ 논쟁을 낳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원하는 소비를 하지 못한 이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적개심을 일으키고, 일종의 가상의 적을 설정해 공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된장녀’ 논쟁은 일부 소비문화의 틀에서 비켜난 이들의 소외감과 각 소비집단의 대립에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소비문화란 대량 소비와 소비 생활 위주의 가치관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의 대중문화로 주로 고도로 발달한 산업화 사회에서 볼 수 있다.
어느 시대건 지나친 소비행태는 늘상 존재해왔다. 개인의 생활습관이나 소비행태를 싸잡아 매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소비행태는 더불어 사는 타인과의 갈등을 야기하고 사회를 어둡게 함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교회가 가르치는 사회교리에서는 인간이 자기 재산을 소유하는 것은 인간의 생활에 정당하고, 나아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가졌다고 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까지 남에게 베풀거나 내놓아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물질적인 재화이든 정신적인 재능이든 사람은 하느님 섭리의 봉사자로서 다른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가진 것을 활용하도록 은혜를 받았다.
극도로 궁핍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타인과 함께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그리스도교 애덕의 의무이다.
교황 레오 13세는 회칙 ‘새로운 사태’에서 “애덕은 세속의 교만과 이기심을 해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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