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화해·공존의 길 찾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서구세계가 극도의 세계화 속에서도 새로운 영적 욕구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8월 5일 가진 독일과 교황청 방송사들과의 대담에서 말했다.
교황은 고국인 독일 방문을 앞두고 교황 즉위 후 처음으로 방송사와 가진 이번 대담에서 세속화된 서구 사회에서 신앙에 대한 욕구가 부활하고 있으며, 이러한 서구사회의 새로운 영적 부흥에는 여전히 절대자에 대한 적극적인 신앙을 유지하는 다른 문화들과의 만남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날 “인간은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 하느님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을 믿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다른 문화들과 그 안의 ‘성스러운 것들’과의 만남을 통해 “‘더 큰 어떤 존재’에 대한 요청이 서구 사람들 깊숙이로부터 다시 솟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고국인 독일 방문과 관련해 이번 순방이 인류가 하느님, 특히 인격적인 하느님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화해와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러한 길은 하느님께서 비추시는 빛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에는 결코 발견할 수 없을 것”이며 “우리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신 하느님을 이해하는데서부터 시작해 공동체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그럴 때에만 다른 문화와 민족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최근 중동사태와 관련해 전쟁은 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해결책이라고 지적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교황은 중동이 평화를 되찾았을 때 성지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표시했다.
교황은 특히 이러한 욕구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교회는 삶의 의미와 가치, 절대자에 대한 젊은이들의 이러한 욕구에 교회는 신앙을 그 해답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집] 교황 베네딕토 16세 독일 방송사와 취임 후 첫 합동 인터뷰
“신앙은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것”
교회 영향력 줄어도 ‘신앙의 충만함’은 그대로
모든 이가 ‘평화’ 갈구…전쟁은 최악의 해결책
교회에는 늘 긴장과 균형, 다양성과 일치 상존
독일 공영TV ARD·ZDF, 바티칸 라디오 13일 방송(요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8월 5일 카스텔간돌포에서 독일의 TV 방송사들과 합동 인터뷰를 가졌다. 교황으로 선출된 뒤 처음으로 TV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약 40분간 고국인 독일 순방에서부터 윤리적인 문제와 국제, 외교, 정치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특유의 깊이 있는 신학적 해석과 교회 및 사회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8월 13일 독일의 공영TV 방송인 ARD와 ZDF, 그리고 바티칸라디오를 통해 방영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대담 요지이다.
질문: 교황 성하의 다음 순방지는 고향인 독일의 바바리아(Bavaria) 지방입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고국에 대한 향수에 젖어계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순방에서 성하께서 말씀하실 내용은 어떤 것인지요?
교황 베네딕토 16세(이하 교황) : 물론 이번 순방의 목적은 제가 태어나 자란 곳, 제 삶을 형성해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것입니다. 그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저는 단지 고국에 대한 것 이상의 것에 대해서도 말씀드려야 합니다. 기본적인 것은 하느님, 단지 하나의 신이 아니라 인간의 얼굴을 하신, 곧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때 하느님을 만날 수 있듯이, 그런 하느님을 다시 발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시작해 우리는 가정 안에서, 여러 세대를 통해서, 그리고 문화와 민족들 가운데에서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길을 발견해야 합니다. 특히 이 길들은 하늘로부터 비추는 빛의 조명을 받지 않으면 우리가 결코 발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순방에서 구체적인 것들을 말씀드리기 보다는 전례를 통해 신앙의 기본적인 메시지를 드러내고자 할 것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들을 우리는 모든 일상 생활 안에서 발견하게 되며, 그 안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민족들간의 평화, 그리고 우리를 화해와 평화로 이끌어주는 모든 가능한 방법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질문 : 독일에는 이미 오래된 많은 문제들, 즉 성당에 가는 신자들의 수가 감소하고, 세례를 받는 사람들이 줄어들며,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미약합니다. 성하께서는 현재 독일 가톨릭교회의 현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교황 : 독일은 서방 세계의 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서방 세계는 오늘날 극심한 세속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완전히 인간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세상 안에서 하느님이 더 이상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기에, 믿는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이상 믿음의 샘으로부터 물을 길어 마시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항아리에는 물이 가득 차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오늘날 서구 세계는 그 원래의 종교적인 요소가 강하게 남아있는 다른 문화들에 의해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들은 서구에서 하느님에게 그토록 냉담한 것을 보고 놀랍니다.
다른 문화들 안에 존재하는 ‘성스러운 것들’은 비록 장막에 가려져 있다고 할지라도 서구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더 큰 존재’에 대한 요청은 다시 한 번 독일, 그리고 서방 세계 사람들의 가슴 속으로부터 샘솟고 있습니다.
우리는 젊은이들 가운데에서 이러한 모습을 봅니다. 종교적 현상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추구가 무엇인지 불분명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교회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신앙이 해답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순방이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 정확히 1년 전 성하께서는 쾰른에서 젊은이들과 만나셨습니다. 이번 순방에서 젊은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지요.
두려움 없이 선을 택하라
교황 : 신앙 안에서 함께 있기를 원하고 선한 일을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만나는 일은 행복합니다. 젊은이들은 선한 일을 하기를 무척 원합니다. 그토록 많은 자원 봉사자들을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헌신하는 것은 위대한 일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우선 선한 일을 할 기회를 찾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은 선한 일을 하고자 하는 이런 열정을 필요로 합니다. 다음은 결단을 내릴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평생을 헌신하고자 하는 결단을 내리는데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혼인이든 혹은 사제 성소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결단입니다. 결단을 내릴 용기를 일깨우십시오.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질문 : 중동 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돼 왔습니다. 가톨릭교회와 성하께서 어떻게 이 문제에 대해 대처하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교황 : 물론 우리는 어떤 정치적 영향력이나 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 교황청의 뜻에 공감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쟁은 모든 사람들에게 최악의 해결책임을 깨닫도록 하고 싶습니다. 전쟁은 누구에게도, 심지어 승리자에게도 선익이 되지 못합니다. 모든 이들은 평화를 필요로 합니다.
레바논에, 아랍인들 사이에, 그리고 이스라엘에도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전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들 나라들이 우리 모두와 친교를 나누도록 헌신할 것입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것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기꺼이 도와줄 윤리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 성하께서는 로마의 주교이자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이십니다. 베드로의 직무가 오늘날의 세상에서 어떻게 수행될 수 있을지요. 그리고 교황의 수위권과 주교단의 단체성 사이의 긴장과 균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교황 : 물론 긴장과 균형의 관계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양성과 일치는 항상 상호 조화를 이루는 것이며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이러한 관계는 늘 새로운 길을 발견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문화의 다양성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유럽은 더 이상 결정적인 요인이 아닙니다.
다양한 대륙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각각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문화 요소들의 융합에 대해서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합니다. 특히 우리는 이러한 융합을 위해서 필요한 도구들을 갖고 있습니다. 각국 주교단이 5년마다 교황청을 방문하는 앗 리미나(ad limina)도 그 한 가지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주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거의 모든 아프리카와 아시아 주교단과 대화를 나눴고 이제 중유럽과 독일, 스위스의 순서입니다. 이러한 만남들 속에서 서로 개방적으로 의견을 나눕니다. 이러한 균형잡힌 긴장 속에서 상호 교류가 성장해갑니다. 우리는 또한 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나 추기경 회의 같은 다른 교류의 도구들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자리들을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이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질문 : 성하께서는 한 달 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가정대회에서 동성 혼인이나 낙태, 피임 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보다는 신앙의 선포에 더 주력하고 계신 것 같은데 그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교황 : 사실입니다. 짧은 시간에 ‘아니오’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모든 것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남녀간의 축복된 만남이 혼인입니다. 그리고 가정입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것을 먼저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우리가 어떤 것을 원치 않는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두 번째입니다. 저는 남녀가 서로를 위해 창조됐다는 말은 단지 가톨릭 교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인류는 그렇게 살아왔고, 모든 문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낙태에 대해서 말하자면, 인간은 잉태로부터 자연사까지 존중돼야 합니다. 인간 존재는 항상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말들도 역시 먼저 긍정적인 방법으로 말할 때에만 그 내용이 더욱 분명하게 전달됩니다.
“참된 발전은 윤리와 양심 함께 가야”
질문 : 아프리카의 에이즈 문제나 인구 폭발 등 더 긴급한 세계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가톨릭교회는 왜 그토록 윤리적인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지요.
교황 : 우리가 그토록 윤리적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가요? 저는 점점 더, 특히 아프리카 주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근본적인 문제, 즉 교육과 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확신하게 됩니다.
발전은 그것이 오직 인간에게 봉사하고 인간의 성숙에 기여할 때에만 참된 것입니다. 즉, 기술적 발전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윤리적 깨달음에 있어서 더욱 그러합니다.
인간의 역사를 돌아볼 때, 진정한 문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기술적 발전과 우리의 윤리적 능력 사이의 불균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교육과 양성의 필요성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회가 제안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단지 기술적인 노하우만을 가르칠 때 우리가 전쟁과 만연한 에이즈로 위협받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나라에서 우리는 다양한 교육기관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들에서는 기술적인 것 뿐만 아니라 양심을 형성하고 함께 공존하는 것을 가르칩니다.
다양한 전통들 교회에 기여
질문 : 그리스도인들은 유럽으로부터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은 교회의 미래가 오히려 다른 대륙에서 발견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사실인지요? 다시 말해 그리스도교 신앙이 소수 집단의 사적인 영역으로 전락하고 있는 유럽의 그리스도교 교회의 미래는 어떠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요.
교황 : 그리스도교는 근동에서 시작됐고, 오랫 동안 그곳에서 발전해왔습니다. 그 다음에 이슬람에 의해 야기된 변화 뒤에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아시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서 그리스도교의 축은 서구와 유럽으로 옮겨갔습니다. 유럽에서 그리스도교는 그 지적, 문화적 차원에서 훨씬 더 발전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방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좀더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항상 주변 환경과 조건들과의 관계 안에서 비록 소수집단이었지만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신앙 생활을 영위해왔습니다. 그리스도교가 기원을 갖고 있는 이 지역들에서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남아있지 않을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질문으로 되돌아가서, 유럽은 그리스도교의 중심지이며 선교운동의 핵심이 됐었습니다. 오늘날 다른 대륙과 문화들은 이제 똑같은 중요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교회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더욱 성숙됐고 이는 매우 좋은 일입니다.
아프리카,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 특히 라틴 아메리카 대륙은 특별한 은총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들 대륙들은 단지 신앙의 말씀들 뿐만 아니라 세속 문화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많은 주교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유럽을 필요로 한다고. 유럽은 그러한 그리스도교적 체험과 과학, 기술, 전례와 전통, 교회 일치의 경험 등으로 인해 세계 교회에 기여합니다. 이러한 체험과 전통들은 여전히 다른 모든 대륙들에도 중요합니다.
오늘날 유럽에는 인도와 아프리카의 성직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매우 흥미로운 방법으로 그들의 사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다른 대륙의 교회들은 이렇게 서로 주고 받습니다. 우리가 더욱 많은 것을 받아들이면 미래에 유럽은 또한 용감하고 역동적으로 그들에게 많은 것을 줄 것입니다.
이성만으론 충분치 않아
질문 : 현대 사회에서 그리스도교적 가치는 중요한 정치적, 과학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교회의 목소리는 단지 하나의 경고로 받아들여지기 일쑤입니다. 교회는 어떻게 이러한 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미래를 건설하는데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요.
교황 : 어떤 경우든 우리는 우리가 긍정적으로 원하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문화와 종교와의 대화에서 이러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프리카 대륙, 아프리카의 정신과 아시아의 정신은 인간 이성의 냉담함에 의아해합니다.
한편으로 우리의 세속 세계가 그리스도교 신앙이 장애물이 아니라 다른 세계와의 대화이며 가교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순전히 인간 이성적인 문화로서 다른 종교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유리된 순전히 인간 이성적인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더 넓은 이성, 즉 인간 이성과 조화를 이루는 하느님, 그리고 이성과 문화를 유일하고 종합적인 전망 안에서 하나의 일치를 이루도록 이끄는 그리스도교 신앙, 그것을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하나의 중요한 임무, 즉 ‘말씀’은 역사의 부산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절실하게 필요한 것임을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질문 : 성하께서는 80세의 고령이십니다. 더 많은 여행을 하실 수 있는지, 그리고 특별히 순방하고 싶은 곳이 있으신지요.
교황 : 저는 많은 여행을 계획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느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여행은 제가 필요한 곳,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곳, 성실한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서 제게 가능한 곳이 있으면 방문을 할 것입니다.
어떤 순방들은 이미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내년에는 CELAM, 즉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합니다. 그 순방은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교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 저는 성지를 방문하고 싶습니다. 저는 특히 평화로운 때에 그곳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하느님께서 저를 위해 안배를 해주실 것입니다.
여성의 교회 직무는 다양
질문 : 오늘날 여성들은 교회 안에서 매우 눈에 띄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교회의 책임 있는 자리, 특히 좀 더 고위직에 더 많이 있어야 하지는 않는지요.
교황 :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성찰을 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는 신앙과 전통에 따라서 여성에게 사제직을 수여하도록 허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교회 안에서 사제가 되는 것이 유일한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많은 직무와 역할이 있습니다. 교황과 주교들 앞에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기도 한 힐데가르트를 생각해보십시오. 시에나의 카타리나 성녀나 스웨덴의 브리짓 성녀를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시대에도 여성들은 그들의 적절한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오늘날 여성들은 교황청 안에서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법적으로 어떤 자리들은 성직자들에게만 제한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분명히 제한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힘과 탁월함, 소명에 의해 여성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자리를 만들어내는지를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결코 여성들이 이러한 자신의 자리를 찾는데 걸림돌이 없도록 하느님께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40여분간의 대담을 마치며 교황은 몇 가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다. 교황은 특히 인간 삶에 있어서 유머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저는 계속해서 농담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인생의 재미난 측면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교황직의 수행이 힘들지는 않는가 하는 물음에는 “그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그렇다”면서도 “어떤 경우든지 기쁨을 느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정리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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