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전공 살려 음악으로 주님 찬미
젊은 그리스도인 치고 안 바쁜 사람이 없다. 송지숙(체칠리아.25.군종교구 필승본당)씨 역시 알찬 삶을 꾸려가는 젊은이 중 하나였다.
“토요일에 연주회가 있어요. 힘들게 준비해온거라 잘 마무리 하고 싶네요.” 송씨는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럼 내일은 푹 쉬시겠네요?”라고 묻자 “아뇨. 청년 합주단 단원이라 내일 성당 가서 연습하고 미사 봉헌 해야죠.”
이제 놀랍지도 않다. 주님 안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은 부지기수다.
송씨는 유년시절,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녔다. 송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불교 신자였다.
“저를 제외하곤 친구들 모두 성당을 다니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가톨릭을 접하게 됐죠. 생소하기만 했던 기도손도 어느새 익숙해지더군요.”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주일학교 캠프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신자가 아닐 뿐, 이때부터 송씨는 주님의 부름을 받고 있던 것이다.
1998년,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 송씨는 세례를 받았다. 누구의 권유도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말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세례를 받아야겠다는 마음을 품었어요. 제가 친구들과 어울린 곳도 성당이고.”
그녀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본 부모님 역시, 송씨의 뒤를 따라 세례를 받게 됐다.
“글쎄요. 문을 누가 먼저 여느냐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저 가족들 중 제가 먼저 발을 들여서 그런 거죠. 가족이 몸담을 수 있는 종교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송씨는 또 한 번 자연스러운(?) 행동을 했다.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이 청년이 없다고 걱정하셨어요. 특히 학생들 가르칠 교리교사가 없다고 한탄하시더군요. 그래서 앞뒤 가릴 것 없이 교리교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초등부 교리교사. 4년 동안 했다. 이후 본당을 떠나게 된 송씨. “아버지가 직업군인이세요. 그러다 보니 여러 성당을 다닐 수 밖에요.”
이때가 송씨에게 있어서는 어둠의 시기였다. 성당에 왜 나가야하는지,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지, 한마디로 긴 냉담기에 빠져들었다.
당시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송씨의 언니였다. 인근에 위치한 연희동본당 청년미사에 참석한 그녀의 언니가 본당 사제의 미사 후 공지사항을 듣고 송씨에게 전한 것이다.
청년 합주단이 있는데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공지사항의 요지. 송씨는 이거다 싶었다. “전공을 살려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새로운 봉사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어느덧 합주단 활동을 시작한지 1년이 되어 가는 송씨. 그녀는 현재 레슨과 연주활동 등 바쁜 일상속에서도 음악으로 주님을 찬미하는데 푹 빠져있다.
“그동안 무척 죄스러웠어요. 형식적인 제 모습에 주님이 실망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기회를 주시던 주님을 배신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는 그녀는 지금 모습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메시지를 주세요. ‘내안에서 쉬어야지 밖에서 쉬면 더 불안할 뿐이다. 나에게 와서 쉬어라’하고요.”
‘더 이상 성당에 왜 나가야 되나’라는 생각이 안든다는 송씨. 주님께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미 주님이 만족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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