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살찌울 ‘영적 활력소’
교우촌 영성,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평신도 사도직(특히 교우촌 회장의 활동) 영성은 한국교회가 갈고 닦아야 할 보화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4주간 교우촌 영성의 과제와 전망 등을 살펴본다. 교우촌 영성이 순교 영성과 함께 한국교회의 주축 영성으로 자리 잡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글 싣는 순서-
① 교우촌 영성의 연구 의미와 필요성
② 교우촌의 형성과 발전
③ 교우촌 신앙인들의 생활 양식
④ 교우촌 영성의 적용과 전망
“함께 생활하고 성화되는 소공동체 전형”
① 교우촌 영성의 연구 의미와 필요성
순교영성은 그동안 가장 한국적인, 한국교회의 으뜸가는 영성으로 주목받아왔다. 신자들은 ‘순교영성을 본받자’는 구호 아래에서 스스로의 신앙에 채찍질을 가했고, 순교자들의 정신을 본받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잃어버린 또 다른 한 바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순교영성의 모태임과 동시에 그 열매인 교우촌 영성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교우촌 신앙인들의 삶과 생활양식을 영성화하는 작업은 그동안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우촌 역사 및 교우촌 신앙인들의 생활 형태에 대한 연구는 간간이 있었지만, 이를 영성과 접목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이와 동시에 이농현상 및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통있는 교우촌 자체가 하나 둘 사라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교우촌 영성 연구의 필요성은 대체로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교우촌 신앙인들의 생활양식과 신앙은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향락주의의 파고를 넘어야하는 현대 신앙인들에게 하나의 활로(영적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교우촌 영성은 선교와 새복음화, 교리교육, 나눔 활동, 청소년 교육 등 다양한 차원에서 한국교회에 실질적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교우촌이 그 자체로 ‘함께 생활하고, 함께 선교하고, 함께 성화되는’소공동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전국 각 교구에 교우촌 영성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 광주대교구 옥현진 신부(교회사학 박사)는 지난해 말 광주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주최로 세미나를 가진 자리에서 ‘교우촌 형성과 영성’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신앙 선조들의 믿음과 삶은, 첫째 신앙의 생활화(신심함양 활동), 둘째 교리의 실천(나눔과 봉사활동), 셋째 사도직의 수행(복음 전파 활동) 등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옥 신부의 논점은 현재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숙제의 상당부분 해답을 교우촌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원교회사연구소 정종득 신부도 “교우촌 영성에 대한 연구는 그 자체로 교회에 활력을 불러 넣을 것”이라며 “교우촌 영성은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신앙적인 삶’이 무엇인지 전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양업교회사연구소 차기진 박사는 “교우촌 영성에 대한 연구는 1~2년이 아닌 장기적 안목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현대 교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고민들은 그 자체로 교우촌 영성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영성, 그리고 교우촌 영성이란?
일반적으로 영성신학자들은 ‘그리스도교 영성’이라고 할 때의‘영성’은 그리스도교적인 인식 방식과 그에 따른 생활양식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 영성은 그리스도의 계시 진리, 즉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신앙적인 수용에서 시작하고, 기도와 행동에서 표현되고 발전한다. 이런 의미에서 교우촌 영성은 교우촌 신앙인들의 인식방식이자 그에 따른 생활양식, 더 나아가 신앙 선조들의 신앙 수용, 기도와 행동 등 모든 것을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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