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교육은 교구미래 밝히는 등불
장학재단 세워 해외유학 전폭 지원
매스미디어 통한 언론사도직 활발
홍콩교구의 사목은 교육에서 출발해 교육으로 마무리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정부에 상당수의 교육 시설을 넘긴 현재도 홍콩 전역에 있는 유아 교육시설부터 초·중·고 교육시설의 3분의 1을 교구가 운영하고 있는 점만 봐도 교육에 관한 홍콩교구의 역량과 노하우를 짐작할만하다. 이들 교육기관의 경우 대부분 관할 본당 주임신부나 수도.선교회 책임자가 이사장으로 인사와 행정 등을 책임지고 있어 교육을 통해 교회 정신을 전파하는데도 적잖은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듯 홍콩교구의 본격적인 사목은 교육과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41년 대목구로 설정된 이후 진출한 수도회들 대부분이 사회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사업도 함께 병행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육은 신앙의 씨앗
교구 산하에 ‘신자교육위원회’를 둔 것만 봐도 교육에 대한 홍콩교구의 사목적 열의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신자교육위원회는 ‘성경공부 코스(과정)’ 등 신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신학교 종교학부 내에 심화교육 과정을 개설해 깊이 있는 신앙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신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별도의 장학재단을 두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지난 1990년 설립된 ‘홍콩천주교 신자교육장학재단’은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신자들 가운데 지원이 필요할 경우 학비를 도울 뿐 아니라 매년 100만 홍콩달러(한화 1억3천만원) 이상을 장학금으로 책정해 신자들을 이탈리아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영국 필리핀 등지의 해외로 유학시키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까지 6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해외로 유학 보낸 신자만 20명이 넘을 정로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홍콩교구를 살찌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 분야로 △성경 공부 △신철학원 △전례학 △성음악 △ME, 카운슬링 과정 등을 꼽는 것만 봐도 교육에 있어 교구의 열린 문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양성된 신자들은 고스란히 홍콩교구의 자산이 되는 셈이다.
홍보기관, 교육·선교 한몫
한국교회의 매스컴위원회처럼 대외홍보 창구 역할을 하는 ‘홍콩천주교 사회전파처’(담당 통 혼 주교)는 신자교육의 길잡이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전파처 산하에는 교구가 발행하는 중국어판 주간지 ‘공교보’를 비롯해 신앙.교리와 관련된 교구 출판물을 관리하는 진리학회, 매주 수요일에 발행되는 영자 주간지 ‘선데이 이그재미너(SUNDAY EXAMINER)’, 시청각센터, 교리센터 등 5개 기관이 각자 고유한 영역에서 교회 정신을 알리는 일을 해오고 있다.
매주 타블로이드판 24면의 신문을 내는 공교보는 1928년 창간돼 홍콩 교회의 대변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 교회 소식을 비롯해 △문화 △교육 등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공교보는 특별히 초등학생들을 위한
‘joyful youth’를 16면 별지로 제작,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를 통해 종교교육에 활용토록 하고 있어 교육에 관한 교구의 노하우를 읽게 한다.
1946년에 창간된 ‘선데이 이그재미너’는 보편교회와 세계 교회의 동향을 비롯해 교육·영성적 내용을 담아낼 뿐 아니라 중국 본토 내 언론과도 다양한 대화를 시도하는 등 언론사도직을 통한 중국 복음화를 주요한 몫으로 하고 있다.
시청각센터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3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제작, 매주 1회씩 정기적으로 케이블방송에 제공해 홍콩 사회를 교회 정신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또 월 한차례씩 교회 활동을 소개하는 DVD 등 각종 영상물을 만들어 성당 등에 배포함으로써 신앙을 전파하는 일을 한다. 이처럼 홍콩교구에서 발행하는 각종 간행물들은 신자 교육에서도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가정 문제는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홍콩교구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신앙교육을 통해 올바른 가정을 꾸리는 일이 하느님의 축복이라는 확신을 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구나 결혼을 등한시하는 세태가 그대로 교회에도 반영되고 있는 현실이어서 결혼 전 종교교육을 통해 ‘혼인’의 중요성을 심어 나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
‘가정사목’에 특별한 관심
홍콩교구는 이 차원에서 25주년, 3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은 부부들을 초대해 교구장이 주례하는 기념미사를 봉헌하는가 하면 성가정축일에는 주교좌성당에서 결혼기념미사와 나눔을 갖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혼인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
홍콩교구는 또 지난 2003년 교구 시노드 직후 교구 내에 ‘혼인·가정사목위원회’를 구성해 가정사목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교구 총대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이 위원회에는 가정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직자와 평신도 전문가 등 6명이 위원으로 참여해 2개월마다 열리는 회의를 통해 다양한 사목적 대안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위원회 산하에 3개 소위원회를 두고 시노드에서 나온 결론을 실행하는 일을 분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혼인을 앞둔 신자들을 위한 각종 교육을 비롯해 부부들을 위한 교육 등 가정을 둘러싼 교육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해오고 있다.
또한 결혼 적령기 남녀들의 만혼(晩婚) 현상과 독신주의 등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천주교 카운슬링센터’를 별도로 운영하며 다양한 협력사목을 펼치고 있다.
교구 법원에서 처리한 혼인무효 소송이 지난 22년간 6배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이 같은 교회의 활동은 사회적으로도 적잖은 반향을 얻고 있다.
홍콩교구는 ‘청소년사목위원회’를 따로 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본당 차원의 교육을 통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교회와 관계를 맺으면서 교회의 자산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청소년사목 분야에 평신도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교구 부주교(총대리) 찬찌밍(陳志明) 신부는 “청소년들의 신앙재교육 차원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여나가는데 힘을 쏟고 있다”면서 “교회를 새롭게 접하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신앙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가 교구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50년간 시대징표 읽어내며 교회안팎서 사랑나눔 실천
홍콩 사회복지 산증인 ‘홍콩 카리타스’
‘정규직원 5천여명, 130여개의 관련시설, 250여개의 서비스유닛(팀)’
홍콩 카리타스(총재 마이클 영 신부, 이하 카리타스)의 현재를 보여주는 몇 가지 지표는 이 조직이 지닌 아주 작은 부분만을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홍콩 내에만 3개의 지부를 두고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카리타스의 밑거름은 독일 선교사들에 의해 뿌려졌다. 선교사들은 독일 교회의 도움을 받아 홍콩 정부와 협력해 당시 넘쳐나던 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사업을 벌였다. 그런 가운데 카리타스의 초석을 놓은 이는 이탈리아 출신의 선교사 러르다 신부였다. 카리타스 총재까지 맡기도 했던 러르다 신부는 프로젝트별 사업 방식과 모금 활동 등을 통해 카리타스를 오늘의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 방식은 현재도 중국을 비롯한 북한 등 카리타스가 활동하는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카리타스가 굳이 종교적 색채를 띠지 않더라도 홍콩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카리타스의 활동을 교회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1953년 7월에 설립돼 50년이 넘는 카리타스의 역사는 그대로 홍콩 사회복지 발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던 1960년대에는 유치원 설립으로, 80∼90년대 가족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각종 구호사업으로, 오늘날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관 건립과 도박 등 각종 중독자 치유 등으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는 탁월한 시야를 보여준다.
사회사업부, 교육사업부, 의료사업부 등 3개 부서와 공동체·인간관계서비스 등 크게 4개 영역별로 나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카리타스는 연간 예산만 15억 홍콩달러(한화로 2천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구마다 교회 안팎의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활동방향을 잡아가는 모습은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사회사업부의 경우 유아에서부터 청소년, 노인에 이르는 각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비롯해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과 가족들을 지원하는 일, 공동체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카리타스의 존재를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카리타스의 이러한 활약상 이면에는 연간 1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라는 존재가 있다. 비록 정규직원이나 봉사자 가운데 10%도 신자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카리타스 정신에 함께하고 실천하는 모습은 하느님 나라를 완성해가는 자산이 교회 안에만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카리타스 대변인 미셀 창씨는 “카리타스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교회의 몫을 실천해나갈 수 있는 바탕에는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힘이 크다”며 “교회 기관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일을 통해 자부심을 지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홍콩교구가 발행하는 중국어판 주간지 ‘공교보’ 편집실. 공교보는 교회 대변지 역할을 한다.
▶연간 1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는 카리타스 활동의 소중한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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