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모임 봉사 통해 가진것 나누고 싶어”
“신자세요?” 질문이 당혹스러웠다.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긴 처음이었다. “네. 물론 신자죠. 왜 물으세요?” “성서모임 하셨으면 해서요. 요즘엔 기자나 아나운서들도 많이 하시던데.”
시작부터 난감했다. 나중에 꼭 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 인터뷰가 시작됐다.
전신(안토니오.26.서울 성북동본당)씨. 전씨는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인터뷰 당일, 어렵사리 전화 통화 후 만난 그는 연구소에서 실험 중이었다.
“청년성서모임 센터에서 봉사자 하신다면서요. 시간 내기가 만만치 않으실 텐데요.” 전씨가 답했다. “가진 걸 나누고 싶어서요.” 짤막한 대답.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나눔에 익숙한 이들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전씨는 중학생 때 세례를 받았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갔어요. 그냥 미사만 드리는 수준이었죠.” 그는 대학 입학 후 본당 활동을 하고 싶어 중고등부 교리교사를 1년간 했다.
“본당에 청년 단체가 없었어요. 사실 중고등부 교리교사도 하고 싶어 했지만 학교생활이 바빠 그 정도밖에 못했죠.”
전씨가 교회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은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였다. “학교 내에 청년성서모임이 있었나봐요. 전혀 몰랐는데, 홍보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냥 무엇에 홀린 것처럼 자발적으로 신청을 했다. 신청 후 전씨는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과 특성상 시간 내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자연스레 관심도 떨어지고 신경도 못 쓰게 되더군요.”
당시 이런 그를 잡아준 것은 청년성서모임 봉사자들이었다. “끝까지 챙겨주시더군요. 그런 분들과 함께 복음을 나누다보니 ‘나도 봉사를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절로 생겼습니다.”
이후 그는 청년성서모임에서 그룹 나눔을 마치고 연수까지 이수해 봉사자로 새로 태어났다.
바쁜 학교생활과 더불어 서울 혜화동 가톨릭 청소년회관 청년성서모임에서 매주 목, 일 2회 센터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봄, 가을에 있는 그룹봉사와 여름, 겨울에 있는 연수에도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도 연수 봉사를 했다는 전씨는 성서모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삶의 일정부분을 희생하고 있긴 하죠. 하지만 봉사를 통해 희생함으로써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 “항상 생각하지 못한 부분, 모자란 부분을 주님께서 채워주세요. 늘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고요.”
그러다 보니 봉사의 맛을 끊을 수 없다는 전씨. 이런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어려워진 생활형편으로 인해 부모님이 냉담 중이라는 것. 전씨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부모님을 유혹(?)도 해봤죠. 근데 어느 순간 깨닫게 됐어요. 제가 주님께 봉사하는 모습을 통해 부모님도 언제이든 스스로 돌아오실 것이라고요.”
전씨는 서른 살이 되는 해까지 학위 준비를 하고 유학길에 오를 예정이다. 궁금증이 발동해 그에게 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드실 텐데 그래도 봉사 하실 건가요?” 현답이 바로 이어졌다. “힘 닿는 데까지 할 겁니다. 미사만 드릴 수도 있지만 나누고 싶은 욕심을 숨길 수는 없으니까요.”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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