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한글 정말 재밌어요”
베트남 태국 등 이주노동자 수강
2003년 개설, 초·중급 등 10개 강좌
“ㅇ에다 ㅏ를 붙이면 어떻게 되죠?” “응아요.”
“아니죠, ㅇ은 소리가 없어요. 그래서 그냥 ‘아’하고 읽으면 되는 거예요.” “아~”
9월 3일 낮2시. 여름의 기운이 가시지 않아 햇볕이 뜨거운 가운데 수원 엠마우스 이주노동자의 집 안 열기는 더 뜨겁다. 이 뜨거운 열기의 발원지는 바로 한국어 교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주노동자들이 옹기종기 앉아 한국어를 공부한다. 학생 구성도 흥미롭다. 액세서리 공장에서 근무하는 청년, 한국 남자친구를 따라온 필리핀 여자친구, 만삭인 필리핀 아내를 위해 함께 수업을 듣는 한국인 남편.
그동안 시간조정의 어려움과 봉사인원의 부족으로 일대일 강의를 해왔지만 2003년 정식 교실을 연 후로는 제법 한국어교실의 모양새를 갖췄다. 1년에 2학기씩 정기적으로 수강신청을 받고 교실도 초급, 중급, 고급, 태국반, 베트남반 등 10개로 늘렸다.
올해 여름에는 경기도 지원 이주여성을 위한 종합대책 사업의 일환으로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교실을 두달간 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어교실을 다니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근심은 있다. 일이 있는 날에는 한국어교실을 나올 수 없는 것. 매주 일요일마다 일이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아예 한국어를 배울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열심히 해서 나 지금 우수 학생 됐어요. 하지만 친구들 공부하고 싶어도 여기 못 와요. 너무 바쁘고 일 많아서 한국어 공부 못해요.”
1년째 한국어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필리핀 노동자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 교실을 알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한국어에 대한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문의 031-257-8501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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