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 “쑥 쑥” … 선교에도 ‘효자’
소장 도서만 2만여권
신간 구입 예산도 따로 책정
“아무 때나 마음대로 와서 좋아요. 매일 열려 있거든요.”
허리를 꼿꼿이 편 채 독서를 하던 이수빈(카타리나.9)양은 본당 도서실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신이 난 이양은 말을 이었다. “학교 친구들도 제가 많이 데리고 와요. 친구들이 부럽다고 해요.”
옆에서 독서를 하던 친구들을 보며 이양이 어깨를 ‘으쓱’한다.
서울 길동본당(주임 유재국 신부)의 도서실 풍경. 본당은 1992년부터 도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실은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서 영적 성장을 하고 지식의 목마름을 충족하는 한편 지역사회에 봉사·선교의 장으로서의 목적을 두고 마련됐다.
설립 당시에는 본당 자체의 신앙비디오와 서적으로 시작했으나 1997년 인근 고덕도서관 순회문고로 지정, 도서관으로부터 일반도서와 비디오를 기증 받으며 규모나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오고 있다.
도서실은 본당의 가장 높은 층인 5층에 위치해있다. 계단을 오르다 보니 4층에는 사제관이 있다. 도서실만큼은 독서를 위해 조용한 공간을 유지하려는 본당의 배려가 느껴졌다.
도서실 운영시간은 평일과 주말이 다르다. 평일은 오전 10시30분~12시30분까지, 오후는 2~5시. 주말 오전 시간은 평일과 같고 오후는 7시30분까지 열려 있다.
자료들도 만만치 않다. 신앙서적과 일반도서 등이 2만여 권 정도이며 비디오는 1300여개가 넘는다.
본당은 예산 책정시 도서실 신간 구입 예산을 따로 잡을 정도로 도서실 운영에 적극적이다. 예산을 통해 분기별로 신앙 서적 위주로 신간을 구입한다.
이렇듯 대규모 도서실의 운영을 위해 본당은 도서실 봉사팀을 구성했다.
본당 신자 30여명이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전·오후 시간대를 나눠 도서실 운영을 하고 있다. 이중 일부는 사서팀으로 구성돼 도서 정리부터 목록 작성, 도서 수거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체계적인 도서실 운영에 힘입어 회원 수는 이미 3500여명이 넘은 상태.
한 달 이용객은 200여명 이상이다. 본당 신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까지 포함한 숫자다.
도서실은 회원관리를 위해 데이터베이스까지 구축해놓고 있다. 이 정도면 일반 대학 도서실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이날 자녀와 함께 도서실을 찾은 김숙현(히야친타)씨는 “도서실이 쉼터의 분위기를 제공해 자주 찾는 편”이라며 “다양한 도서를 통해 신앙 성숙도 이룰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답했다.
본당은 도서실 이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봄 가을에 다과 행사를 하고 있으며 상·하반기 독후감 공모 대회, 초등생을 위해 방학기간에는 초등부 대상 다독상 시상 등도 하고 있다.
도서실장 박해수(요안나)씨는 “일반인들이 도서실을 찾은 후 신자가 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쁘다”며 “도서실은 좋은 책을 읽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교회의 얼굴, 본당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봉사자 모두 최선을 다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