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통의 끝은 어디인가요”
남편은 합병증으로 사망
아들마저 지체 1급 장애
일 못해 먹고 살길 막막
남편의 마지막 길을 편안하게 해 줄 그 돈도 없었다. 지난 3월 남편이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을 때, 장례비용이 없었다. 돈을 빌리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이제 더 이상 돈을 빌릴 곳이 없었다. 그래서 아내는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시신을 실험용으로 기증했다. 시신을 실험용으로 기증하면, 의과대학에서 장례를 치러준다는 말 때문이었다.
이순재(마리아.54)씨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남편을 그렇게 보낸 것을 생각하면….” 정작 남편은 이씨에게 평생의 짐이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남편은 술만 마시면 아내와 아들을 흉기로 위협했다. 집에 돈이 떨어질 때 마다 “돈을 빌려오라”며 집 밖으로 쫓았고 그 때마다 이 씨는 친정과 시댁, 친구 집을 찾아 돈을 빌려와야 했다. 그렇게 빌려온 돈은 모두 술 마시고, 도박하는 데 사용했다.
“남편도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 몇 년 전부터는‘미안하다’는 말을 무척 많이 했어요.” 수년 전, 남편은 이 씨를 풀어주었다. “더 이상 내가 집에 있으면, 당신만 불행하다. 그동안 정말 미안했다. 나만 없어지면, 당신이 행복해 질 수 있다”며 스스로 집을 나갔다. 하지만 남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든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폐인처럼 길거리 생활을 하던 남편이 위출혈과 각종 합병증으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이었다. 이씨는 다시 남편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뛰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시댁이나 친정은 이제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인 지하방도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 빼낼 보증금도 없었다. 남편은 그렇게 변변한 치료 한번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못받고 떠난 남편이 불쌍해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남은 사람들이다. “몸만 성하다면 내가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어 볼텐데…” 이씨는 현재 심한 디스크를 앓고 있다. 허리가 휘어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상황. 1년 전만해도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 등을 하며 그럭저럭 수입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대로 걸을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지체 1급 장애를 앓고 있는 24살 아들도 집 밖 출입을 끊은지 오래다. 25년을 이어온 가난. 이씨의 고통스런 하루하루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 고통의 끝은 어디일까요. 어디까지 고생하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하느님 제발 도와 주세요….” 이씨는 기도를 더 이상 잇지 못했다.
※도움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874,
농협 703-01-360450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6-09-17
카리타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