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주신 생명 잘 키워야죠”
고물수집으로 형편 빠듯, 어렵게 살아도
매 순간이 기적…자녀들 탈 없이 커 감사
하나, 둘, 셋, 넷. 여기까지만 받고 멈추려고 했다. 그런데 하느님은 더 주셨다. 그것도 둘씩이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니 받아들여야지요.”
수원교구 성가정 보라동본당(주임 서상진 신부) 홍성수(토마.51) 이영애(모니카.41) 부부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가 여섯이나 된다. 처음부터 여섯을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첫째 새잎(사비나.21)과 둘째 채선(레지나.19) 셋째 실비아(실비아.17) 넷째 수창(요셉.16)을 낳고는 자연 피임을 시작했다. 고물 수집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형편에 자녀를 더 낳는다는 것은 무리였다. 인공피임도 생각했지만, 교회에서 금하는 일이어서 자연 피임을 택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아이들도 무럭무럭 자라줬다. 그런데 ‘하느님의 뜻’은 더 있었다. 3년 전 13년 만에 다섯째 서연(마리아막달레나.3)을 안기시더니, 3개월 전에는 여섯째 준기(유스티노)까지 덜컥 주셨다. 부부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잠시 ‘낙태’를 생각했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잘 키우자”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힘들지 않았다. “기적은 일생에 한 두번만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 날 그 날, 매 순간이 기적입니다. 우리 가정 형편으로는 도저히 여섯 아이를 키우지 못할 것 같았는데 신비하게도 아이들은 무럭무럭 아무 탈 없이 착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홍씨 부부는 그래서 매일 감사의 기도를 거르지 않는다. 매일 아침 저녁기도와 삼종기도를 빠짐없이 바친다. 특히 수요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기도를 바치고 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주일학교 주일미사에 빠진 일이 없다. 그랬다가는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하느님이 없었으면 너희들은 태어나지도 못했어, 너희들은 늘 하느님께 감사해야 해.”
홍씨 부부는 “어릴 때 부터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또 착하고 바르게 커 준 아이들이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씨 부부는 내심 막내가 사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기도생활도 더 열심히 할 거라고 했다.
홍씨 부부가 꿈을 말했다. “그동안 생활이 어렵다는 핑계로 봉사활동을 미뤄왔는데, 앞으로는 교도소 방문 등 온 가족이 함께 이웃을 위해 나누는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9월 16일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이 성가정에 ‘성가정 축복장’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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