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계 거장’ 만난다
12일부터 한달간 서울 성곡미술관
“예술가는 한방울 한방울 바위에 파고드는 물처럼 느리고 조용한 힘을 가져야한다.”
로댕의 이 글귀를 한국 미술계에 면면히 남긴 인물로 단연 故 김세중(프란치스코.1929~86.전 서울대교수) 선생을 꼽을 수 있다.
조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들이라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우뚝선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을 떠올리면 ‘아하’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김세중 선생은 6.25 이후 한국 공공조형물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기고, 국립현대미술관 건립 등 척박한 한국문화계의 기틀을 세우는데에도 선구적인 헌신을 보인 인물이다. 후대는 그를 칭할 때 해방 이후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조각가이자 한국교회 조각계의 거목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교회 조각의 역사를 다시 쓰게 했다. 故 우석 장발(루도비꼬) 선생의 권유로 가톨릭에 입교한 김선생은 57세의 짧은 생을 신앙으로 불태우는데 매진했다. 최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서울 혜화동성당의 ‘최후의 심판도’, 절두산성지 ‘순교기념상’을 비롯해 수백점의 작품이 교회 안팎에 널리 알려져있다.
생전에 약 1천여점의 다작을 창작한 작가였지만 김선생은 한번도 개인전을 열어보진 못했다. 규모가 큰 조형물이 많아 전시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대신 그는 후배작가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을 탄탄히 마련하고 떠났다.
선종한지 올해로 꼭 20년이 지난 현재 그의 뜻과 업적은 ‘김세중 조각상’에서 일면 엿볼 수 있다.
김선생의 업적을 기리며 뛰어난 후배 조각가를 발굴 및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각상으로 권위를 자랑한다.
재단법인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 마리아막달레나)가 운영하는 이 상도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사업회는 20주년을 기념해 9월 12일~10월 22일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02-737-7650) 전관에서 ‘김세중 조각상 20주년 기념전’을 열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김세중 조각상과 김세중청년조각상, 한국미술저작상 역대 수상작들과 작가에 대한 소개를 작품과 영상물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제20회 김세중 조각상은 이상갑 교수(서울교육대)가 수상했다.
또 청년조각상은 김상균씨가, 한국미술저작상은 서성록씨가 각각 수상했다. 미술저작상은 창작과 비평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 지난 1998년부터 주어지는 상이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