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시린 ‘사람+사랑 이야기’
공지영씨 동명소설 영화화…이영우 신부.조성애 수녀 등 출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 찬란한 기적…”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람’과 ‘사랑’이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 사람은 언제 집행될 지 모르는 사형을 기다리는 수감자, 또 한 사람은 정신병원 요양 대신 교도소 방문을 택한 젊은 교수.
두 주인공들은 “일주일에 3시간, 목요일 10시부터 1시까지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매일이 목요일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마음 속에 차오를 무렵, 그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데….
이 영화는 소설가 공지영씨가 사형수들과 함께 지낸 경험을 토대로 쓴 동명소설을 스크린에 담은 작품이다.
소설 속 성직·수도자와 자원봉사자들도 실제 활동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영우 신부와 조성애 수녀 등 실존 인물들이다.
지난해 5월 출간된 소설은 사형제도의 모순을 수면위로 떠올리며 지금까지도 문학 부분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가난과 버림으로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낸 남자는 사랑하는 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어린시절 당한 성폭행을 당한 상처를 씻지 못한 여자는 세 번이나 자살을 감행하고 사람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만 키워왔다.
너무도 다른 두 남녀의 ‘불편한 만남’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를 나누면서 온기로 채워진다.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선 두 남녀의 만남과 변화를 통해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놀라운 가치와 의미가 새롭게 전해진다.
언뜻 진부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과 ‘사랑’ 만큼 적합한 영화 소재를 찾기도 쉽지 않을 듯 하다.
상황 설정 등이 진부하고 사형 문제와 성폭행, 가족주의 등에 사회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삶에 대한 따뜻하고도 진지한 시선이 우선 눈길을 끈다. 젊은 연기자들의 진지한 연기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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