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자 성경 어떻게 만들어졌나
지난 9월 15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하상장애인복지관(관장 박정근) 3층 점자도서관 학습지원팀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인사를 해도 받지 못할 정도로 한 가지 일에 모두 매진하고 있었다. 이들의 신경을 쏙 빼앗아 가버린 것은 바로 ‘점자 성경’.
9월 28일에 있을 점자 성경 출판 기념미사와 출판기념회로 인해 여느 때보다 일이 많아졌다. 점자도서관 학습지원팀은 지난해 11월 9명의 편집위원회를 구성해 작업을 벌여왔다.
작업은 총 4차로 진행됐다. 1차는 수집한 자료가 원문에 충실한지를 파악하기 위해 성서출판위원회에 확인작업을 거치는 것이고, 2차는 텍스트 파일을 점자 파일로 변환시키는 작업이다.
이날 사무실에서는 수십 명의 인원이 컴퓨터를 통해 변환작업을 하는데 한창이었다. 변환작업은 점자 성경을 발행하는 과정 중 가장 힘든 작업.
장과 절 표시는 물론 시각장애인들이 읽고 싶은 복음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쪽수 기입, 일러두기, 인용문, 각주 정리 등 말 그대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3차 작업은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시각장애인 교정사가 변환된 복음을 점자로 찍어 교정을 보고, 이어 일반인이 배열관계와 띄어쓰기 등을 검토한다.
이러한 과정과 함께 크기와 디자인 구성이 진행된다. 점자 특성상 작은 크기로 만들면 점자가 눌리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의 편의를 고려해 점자 크기 구성에도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4차 작업은 시각장애인 3명이 3번을 교정을 하는 것이다. 즉 충실한 번역에 힘쓴다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는 ‘낭독대면교정’이라는 방식을 취한다. 낭독대면교정은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이 서로 복음을 읽으며 점자 교정이 맞는가를 확인한다.
이러한 복잡한 단계를 밟은 후 점자 성경은 인쇄에 들어간다. 인쇄 기계가 2대 밖에 없어 충분한 수량을 만드는데 어려움도 있지만 현재 밤낮으로 기계를 가동해 작업중이다.
23권 1질의 복음 내용을 인쇄하면 드디어 제본 작업이 시작된다. 제본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무엇보다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총 4차의 작업과정을 거쳐 1질의 점자 성경을 만드는데 총 15일 정도가 소요된다.
점자도서관 학습지원팀 민혜경(솔란지아) 팀장은 “일반 성경과 같이 1권이 아니라 23권이 1질이기 때문에 작업량이 많기도 하지만 점자 성경을 기다리고 있을 시각장애인을 생각하는 마음에 작업하는 인원 모두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세로사진) 점자 성경을 프린트 하고 있다. 점자 성경은 자료확인→점자파일 전환→1차/2차 교정의 과정을 거쳐 인쇄된다.
(가로사진) 점자도서관 학습지원팀 작업인원들이 점자 성경 제작의 마지막 단계인 제본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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