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성경 발간을 위해 도와준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점자 성경을 기다리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보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한국 가톨릭 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 강성령(돈보스코)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주교회의 회의를 거쳐 점자 성경 발간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마치 ‘한 줄기 빛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고 싶었던 시각장애인들의 욕구를 한 번에 해소시켰다고나 할까요. 타는 목마름을 시원하게 풀어준 생명수와도 같은 소식에 그저 행복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일반 신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성경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러한 가운데 그간 성경 공부에 어려움을 겪던 시각장애인들이 점자 성경 발행으로 인해 한결 더 성숙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강회장의 설명이다.
점자 성경 완역을 위한 18개월간의 기간.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어려웠던 적이요? 전혀 없습니다. 그저 기쁘게 작업을 했을 뿐입니다. 저를 비롯해 점자 성경 발행에 노력해온 모든 사람들 역시 같은 마음일 겁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전국 차원의 자료수집을 시작으로 일반 성경 점자변환, 배열, 디자인 구성 등 하나라도 소홀히 해야 되는 부분이 없었다.
“작업을 위해 힘쓴 숨은 일꾼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노력이 점자 성경 발간의 밑바탕이 됐습니다.”
강회장은 점자 성경의 완역이 이뤄지기까지의 산고를 이렇게 표현했다. 어려웠던 과정이었지만 점자 성경을 기다리고 있을 시각장애인을 생각할 때 마다 더욱 힘을 냈다는 강회장.
“시각장애인들이 성경 공부를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실 겁니다. 이제 각 가정에서도 복음을 맛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이 안 올 정도에요.”
그의 생각이 2천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기적은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가 열심히 사는 것이 기적입니다”라고 말하는 강회장. 그는 한층 목소리를 높여 얘기했다.
“이제 하느님의 복음이 곧 전국 시각장애인들에게 전파될 겁니다. 점자 성경 발간이 시각장애인 모두 좌절하지 않는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주님의 권능을 나타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