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이쁜 천사 봉사활동에 푹 빠져
“제가 지금 대구에 있어요. 서울에는 주말에 올라가는데. 그럼 주일에 성당에서 뵙는 게 어떨까요?”
전화 통화도 힘들었지만 만나기가 이리 힘들 줄이야. “그럼 주일 몇 시쯤에 봐야 할까요?” “봉사활동을 갔다 와야 하니까 갔다 와서 뵙죠.”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이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성당에서 한다는 말에 무척 생소했다.
김은수(프란체스카.24.서울 잠실5동본당)씨. 김씨는 올해 미스코리아 경북 선에 뽑혔다. 게다가 모 방송국 슈퍼모델 출신….
하지만 그녀를 만나자 이전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여지없이 깨졌다. 무척 수수했기 때문이다. “봉사 다녀와서 더 그럴 거예요. 그래도 값진 땀을 흘려서인지 기분이 무척 개운하네요.”
김씨의 고향은 대구. 어려서부터 성당을 다니진 않았다고 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죠? 그 말마따나 그냥 친구가 성당을 가기에 따라갔어요.” 그러다보니 친구 따라 미사도 드리고 교리도 배웠단다.
“그저 친구가 좋아서 간 거죠. 거창한 이유는 없었어요.” 그렇게 교회 생활을 하던 김씨는 2003년 세례를 받았다. “혼자 성당에서 예비신자 교리 받고 세례를 받았어요. 특별한 이유는 없었는데 세례를 꼭 받고 싶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 그녀는 성당 생활에서 만큼은 뭐든지 단독 플레이 였다. 하지만 그만큼 혼자 했기에 신앙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세례 받고 나서 복음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성서 모임에 들었습니다.” 세례를 받자마자 성서 모임에 가입한 그녀는 창세기 연수까지 마쳤다.
이후 가족과 함께 서울 잠실5동으로 이사 온 그녀는 또 다시 단독 플레이를 감행했다. “본당에 나가니까 봉사 단체가 있어서 무작정 가입했어요. 봉사는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잠실5동본당 청년 봉사단체 ‘띠앗누리’에 들어간 그녀. 무척 보람 있다고 답했다. “장애 영유아 생활시설로 한 달에 2번 봉사활동을 가요. 아이들 목욕, 식사 등을 돕고 나들이도 함께 가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이라 제가 더 나서게 되네요.”
벅차지 않느냐는 물음에 예상했던 답이 돌아온다. “사실 학교도 휴학 중이에요. 이래저래 바쁜 일이 많이 생겨서 학교에 소홀한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당 생활을 하며 얻는 게 많아요.”
아쉬운 게 하나도 없다며 옅은 미소를 띠는 김씨.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어머니도 세례를 받으셨다고 했다. “기쁘죠. 어머니가 저와 같은 신앙생활을 하시는 게 힘이 많이 돼요.”
그녀는 세례 받은 지 얼마 안 돼 신앙심이 다른 청년보다 깊지 않다는, 솔직한 말을 꺼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정말 주님의 자녀인지, 그분의 말씀에 맞는 삶을 살고 있는지…누구에게 판단 받으려 사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면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겠죠?”
현재 그녀는 성서모임도 다시 하려고 계획 중이다. “정말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지금이 바로 제가 주님께 봉사하는 때인 것 같아요.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건 아니잖아요.”
최고의 모델과 젊은 신앙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씨. 그녀는 이미 누구보다 주님에게 한 발짝 나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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