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식없는 방송
살아있는 웃음 전하기 위해 노력
그동안 ‘저 살림하는 여자예요’부터 ‘최유라의 즐거운 요리&살림이야기’ ‘최유라가 읽어주는 금강산 호랑이’ 등 다양한 책을 펴낼 기회가 있었다.
지인들과 출판사 등의 권유로 용기를 냈던 일이었다. 책을 낼 때 나는 직접 글을 쓰고 편집 제작 일정에도 다 참여했었다.
특별한 욕심도 내지 않고, 독자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걱정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데 힘을 쏟았다.
나는 정직하게 노력하면 결과는 늘 훈훈하게 돌아온다는 것을 믿는다. 실제 그렇지 않은데 너무 양념을 많이 치거나 꾸미면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글이라는 것은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는 자리가 아닌가. 나는 못쓰면 못쓰는대로 그냥 이어갔었다. 솔직하면 무서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라디오 진행에서도 꾸밈없이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듯 하다. 라디오 진행의 가장 큰 매력은 타인들과 하나되는 것이다.
여타의 방송이라면 가식이 있을 수도 있지만 라디오는 특별히 꾸밀 것도 내세울 것도 없다. 또 진행자는 들어주는 입장이고, 나는 내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호 소통을 이끌어내니까 더욱 재미있다.
라디오 진행을 할 때는 솔직한 감정이 제때 표현되어야 좋다. 늘 준비된 맞장구만 치면 재미가 없다. 서로 혼도 내고 위로도 해가며 살아가는 자연스런 우리의 일상 이야기처럼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라디오 프로그램의 장점인 듯 싶다.
방송에서 흔히 가식적인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내가 진행하는 방송 청취자들은 참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신다. 난 늘 그런 솔직함에 감동을 받는다. 사람 사는 체취가 물씬 묻어나는 사연들은 미칠 듯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감동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연들은 전국에서 넘치게 들어온다. 그들이 나누는 희노애락의 순간순간에 나의 감동도 더해간다.
주변에서 내 웃음소리가 매력적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고, 하루에 쌓인 피로나 스트레스를 방송을 듣고 웃음으로써 해소한다는 사연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
나는 그저 살아있는 웃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때문에 나는 방송 전에는 청취자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지 않는다. 방송을 처음 진행하면서는 내용을 알아야 준비할 수 있다는 부담으로 편지를 꼭꼭 챙겨서 읽었는데, 이상하게 한번 읽어본 편지사연은 소개를 하다보면 내용을 알고 있어서인지 감칠맛나게 전달이 안되는 것이었다. 청취자들에게 더 좋은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처음 느낌 그대로를 전달해줘야한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나도 방송 전에 안 좋은 일이 있어 혹여 불편한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 앉았다가도 청취자들의 편지를 읽고 전화통화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확 트이고 온갖 근심걱정이 사라져 집으로 돌아갈 때는 그 전 마음과는 전혀 다른 상태가 되어 돌아간 적인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사실 방송을 하다보면 소위 말하는 안티 청취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나도 살면서 싫은 사람이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에 그렇게 고민하지 않는다. 상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내가 불편하다고 그들의 생각을 내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나만 늘 옳거나 좋은 일만 있으란 법은 없으니까. 나와 다른 생각의 상대를 존중하고 입장 바꿔 생각하면 금방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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