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런 손길에 세상 고민 훌훌~
‘딩동~’ 문을 열자 벨소리가 울린다. 들어서자마자 ‘마구간’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교회의 크리스마스 마구간처럼 따뜻한 느낌이 은은히 풍겨져 온다.
한 남자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다가온다. “어서 오세요.” 앞을 볼 수 없는 분이지만 왠지 눈을 마주치고 있는 듯했다.
우종명(프란치스코.54)씨. 그는 마구간의 주인이다. 이곳에서 그는 안마를 통해 세상 사람들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그래서 업소 이름도 ‘성심안마센터’다. 성스런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겠다는 의미.
인사를 마치자마자 손님이 왔다. ‘인터뷰하기가 곤란하겠는데’라고 할 때쯤, 우씨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손님도 이해하실 겁니다.” 자기의 삶을 손님이 들어도 될 만큼의 관계 설정이 이곳에서는 이미 되어있었다.
그가 세상의 빛을 잃은 시기는 5살 때였다. 이때부터 여느 시각 장애인과 같은 삶의 절차를 밟았다. 우선 국립서울맹학교 입학. 이곳에서 우씨는 고등부를 졸업할 때까지 안마를 배웠다. 덧붙여 해부·생리·병리·기초 침술 등 안마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졸업 후 그는 안마 말고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타자기 조립 기술도 배웠다. 낮에는 타자기 조립, 밤에는 일반 업소에서 안마를 했다. 1년 반 동안 했지만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여의치 않았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우씨는 코리아나호텔 안마시술소에서 근무하게 됐다. 실력이 좋아 18년간 그곳에서 일한 우씨.
“오랜 기간 안마를 했지만 안마는 ‘음지’에서나 하는 것이란 의식이 팽배하더군요. 힘들게 배운 기술이 차별받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고민끝에 우씨는 결국 일을 냈다. 가진 것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개인 안마 업소를 낸 것이다. “자금이 모자라 힘들었지만 안마를 서비스업이 아닌 의료차원에서 하고 싶어 결정을 내렸죠.”
2004년 후배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침대 3개, 1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이곳저곳 우씨의 따스한 마음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일을 돕는 정예진(마리아)씨는 “가운이나 침대 시트 등도 직접 세탁할 정도로 이곳을 아낀다”며 “그러한 마음이 이곳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손님이 이곳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결과. 그의 정성된 손길을 받은 이들 모두 계속 찾아 올 수밖에 없다. 이날 치료를 받던 이성희씨는 “아는 분을 통해서 이곳을 알았다”며 “직업이 간호사라 너무 고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피로도 싹 가셔 한 번 찾고 나서는 계속 찾게 된다”고 했다. 특히 단순 안마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1년 미만의 오십견, 전신 피로 등을 모두 해결해줘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우씨는 “안마를 치료 목적으로 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낳는 것 같다”며 “제 실력이 아니라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주님의 은총을 받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문의 02-445-4707 수서경찰서 뒤 서울 일원동본당 옆 대청프라자 307호 성심안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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