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젊은이 선교바람 분다"
12주간 ‘새내기’ 모임으로 외지학생 서울 적응 도우며 전례단 등 단체활동 이끌어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학생’이라는 자원으로 가득찬 천혜의 선교요지 신촌. 이곳 한복판에 위치한 연희동본당은 이들을 팔 벌려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연희동본당의 전매특허 ‘청년 바오로 모임’. 졸업과 휴학 등으로 뜨내기가 돼버린 청년들에게 정붙일 곳을 마련해주고 기본적 신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숙촌이 많은 지역특성상 거주민은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나 하숙을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갓 올라와 서울이라는 낯선 지역에 적응하기도 힘든데 성당활동을 하기란 ‘그림의 떡’이다. 모임은 단체활동을 하고 싶어도 선뜻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청년들을 모아 ‘새내기’라는 이름으로 12주 동안 친목을 도모하고 기초 신앙교육을 한다.
‘12주’라는 기간은 예수의 제자 12명에서 착안했다. 12주의 교육이 끝나고 새내기들은 교사회나 전례단, 성가대, 빈첸시오 등 참여하고자하는 단체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일꾼’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바오로 모임에 남아 그동안 느꼈던 체험을 다음 새내기들에게 전수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신앙활동을 하기 전 사관학교인 셈이다.
모임은 처음 서먹해하는 청년들을 게임으로 한데 묶어주는 여는마당으로 시작한다. 또 묵주만들기와 같은 배움마당, 젊은 신앙인으로서 사랑과 결혼관을 알아보는 문화마당 등으로 신앙적 소양도 쌓는다.
야외활동도 있다. 절두산까지 기도하며 걸어가는 성지순례, 복지시설을 방문해 일손을 나누는 봉사마당 등이다. 그외에도 12주를 마무리하며 청년들에게 깊은 신심을 새겨주는 피정은 청년 바오로 모임의 대미를 장식한다.
모임의 회장 김상록(토비아.28)씨는 “청년들은 모임을 통해 고민을 나누고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며 “회장직을 하며 시간이 부족할 때도 있지만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청년 바오로 모임은 일년에 두 번 새내기를 모집한다. 이번 새내기들이 41기이니 모임의 전통만 해도 족히 20년이 넘었다.
20년 동안 모임은 활동에 필요한 경비 대부분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본당에서 일부 지원을 받지만 회비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살림을 꾸려간다.
바오로 모임을 지도하고 있는 강현우 신부는 “12주전 새내기였던 학생들이 스스로 단체에 참여해 일꾼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다”며 “청년 주일학교인 바오로 모임을 통해 청년들을 변화하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년 바오로 모임은 교회에 젊은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본이자 대안이다. 모임이 그동안 배출한 수많은 청년들이 바오로 모임에서 얻은 열정과 신심을 잃지않고 본당을 찾기 때문이다.
41기 새내기로 참여한 이효선(데레사.25)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낯선 성당에 선뜻 가기가 꺼려졌었다”며 “나를 따뜻이 맞아준 바오로 모임의 교육을 끝내고 빈첸시오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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