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사형 인간복제…윤리문제 꾸준히 알려
‘프로라이프 위원회’ 교회 생명운동 대변
기도·교육·홍보·사목적 지원 적극 펼쳐
생명경시풍조가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현대사회 흐름 안에서 미국사회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사회는 낙태와 피임은 물론 인간배아줄기세포연구, 자살, 사형 등의 생명 훼손 등의 ‘죽음의 문화’와 끊임없이 대립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안락사에 이어 동성애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미국에서는 천주교를 포함한 그리스도교계를 비롯해 종교·사회·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생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 미국 가톨릭교회의 생명운동인 ‘pro-life activities’(프로라이프 액티비티즈)는 미국사회의 대표적인 생명운동으로 꼽힌다. 이 운동은 지난 1973년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생명을 보호하고 인간존엄성을 높이는(pro-life) 다양한 활동(activities)을 총체적으로 아우르고 있는 미국 가톨릭교회의 생명운동(pro-life activities)은 현재 미국 주교회의 산하 특별위원회인 ‘Pro-Life Activities(프로라이프 액티버티즈, 위원장 윌리엄 H. 킬러 추기경, 이하 프로라이프 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 운영
미국 가톨릭교회의 생명운동 기획.지원 본부인 ‘프로라이프 위원회’는 지난 2001년 11월 설립됐다.
위원회는 한국 주교회의 ‘생명31운동본부’와 같이 미국 주교회의 산하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전문적인 생명운동기구로, 미국 가톨릭교회의 생명 관련 입장 전반을 대변한다.
이 위원회의 생명운동 지원은 크게 ▲기도와 전례, 대내외적인 ▲교육 ▲홍보 ▲사목적 지원과 참여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프로라이프 위원회에서 지원하는 생명운동 프로그램과 캠페인은 단순히 교회가 제시하는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당과 개인 차원에서 적극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위원회는 이러한 역동적이고 실천적인 생명운동을 실현하기 위해 단순히 성명서나 문헌 등을 발표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 주제별 실천 프로그램과 홍보 자료 등을 교구 및 본당을 통해 보급해 각 공동체는 물론 개개인이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 프로라이프 위원회 담당자들은 각 분야별 평신도 전문가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2006년 하반기 현재 위원회에서는 기획과, 교육, 언론, 정책분석, 프로그램 개발, 법률 등의 관련 평신도 전문가 8명이 활동 중이다.
한편 위원회에서는 각종 교육, 기도 자료 등을 제작, 배포하고 캠페인을 펼치는 데에 연간 20여억원 가량의 예산을 쓰고 있다. 위원회는 이 예산을 주교회의 지원과 콜럼비아 기사단 및 개인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 활동
프로라이프 위원회의 기본활동은 장·단기적인 사목계획 안에서 생명 관련 교육자료를 개발, 제공하고 교회안팎의 생명운동이 적극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는데 집중된다.
위원회는 교회 내적으로는 주로 교회문헌과 지침, ‘생명존중운동’(Respect Life Program)과 ‘자연가족계획’(Natural Family Planning) 등의 상설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교회 밖에서는 라디오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광고 캠페인’, 각종 보도자료와 홍보물 배포 및 시위를 통한 ‘프레스(Press) 캠페인’ 등을 펼치며 일반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정부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또 낙태와 사형, 피임, 인간복제 등 각 주제별 전문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보충해 신자들은 물론 정치인들과 사회문화 관계자들에게 배포하고 있으며, 세가지 종류의 격월간 회보 및 시사통신지도 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원회는 신자들이 각종 전례에서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봉헌할 수 있는 기도자료와 예식서를 꾸준히 제공하는데 큰 활동 비중을 둔다.
이러한 생명운동 관련 모든 자료는 기본적으로 사목 활동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 본당공동체 등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위원회는 1년 단위로 펼쳐지는 미국교회의 대표적인 생명수호운동의 하나인 ‘생명존중프로그램’(Respect Life Program)과 관련해서는 각 본당에서 기도와 전례는 물론 해마다 ‘생명존중프로그램’에서 제시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사목적 안내 자료들을 배포한다.
아울러 위원회는 구체적인 사목적 지원이 각 본당 등을 중심으로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되고 실시될 수 있도록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에 각별히 힘쓰고 있다.
(1) 기도운동
프로라이프 위원회는 각 본당 생명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기도와 전례’라고 강조한다.
위원회에서는 활발한 기도운동을 위해 우선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와 협조해 정기적으로 강론과 신자들의 기도 등의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교회문헌들과 사회교리 가르침과 지침 등도 시의적절하게 첨부한다.
각종 자료들은 교구 혹은 본당에 이메일과 우편 등으로 보낸다. 본당별로는 전 신자들에게 각종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한다.
현재 생명운동을 위한 기도와 전례는 미국 내 전체 본당에서 연중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위원회에서는 연중 매주일 미사 때 봉헌하는 ‘신자들의 기도’문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관심을 모은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특별한 생명운동을 펼치지 않는 본당에서도 신자들의 기도는 정기적으로 봉헌하고 있다. 기도 주제는 ‘입법자들을, 아기를 잃은 가정을,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낙태아들을, 예비부부를 위한 기도 등 매주 다양하다.
또 생명수호를 위한 9일기도와 묵주기도, 철야기도, 성시간 등을 위한 안내자료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위원회가 제공하는 전례예식서는 매해 10월 첫주에 지내는 ‘생명존중의 날’(Respect Life Sunday)과 1월 22일 ‘참회와 기도의 날’ 예식서가 대표적이다. 각 예식서는 어떤 사목자든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내와 기도문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다.
(2) 교육
위원회의 교육 지원은 신자교육과 사목자 및 전문가 양성을 비롯해 입법자들과 일반대중의 의식화 등 두가지 방향으로 펼쳐진다.
특히 위원회는 각 본당 사목자와 교구장 주교 등의 의식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신자 개개인이 생명운동에 참여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주교회의와 교구, 본당을 잇는 긴밀한 연대가 필요하고, 또 연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목자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위원회에서는 주교회의 총회와 상임위원회의마다 빠짐없이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생명 관련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이 의제로 상정되도록 노력한다.
또 생명문제에 대한 해설자료와 보도자료 등을 각 주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해, 교구장들이 각 본당 사목자들에게 생명운동 참여를 촉구할 수 있도록 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이와 함께 본당사목자들을 위한 교육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물론, 특별히 고해성사 때 신자들을 돕는 다양한 활동양식을 배포하고 있다.
신학생들을 위한 교육도 위원회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전국에서 1천여명의 신학생들이 정기적인 생명윤리 모임을 갖고 프로라이프 운동에 적극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부제들의 경우는 의무적으로 하루 동안 낙태상담소나 미혼모시설 등에서 봉사하며 생명운동 체험시간을 갖기도 한다.
각 본당이나 단체 등에서 프로라이프 운동을 알리고 실천을 돕는 평신도 전문가들의 양성은 각 교구별로 이뤄지고 있다. 프로라이프 위원회에서는 각 교구나 단체의 요청에 따라 프로라이프 운동에 대한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며, 교구별로 생명운동 관련 자격을 공식적으로 인증한다.
무엇보다 위원회에서는 생명윤리 관계자 뿐 아니라 의과학자, 법률가, 교육가 등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이 프로라이프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식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미국 프로라이프 운동에서 또한가지 주목할 점은 청소년들의 의식 교육이다.
최근 미국사회 안에서는 프로라이프 운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면서 미혼 낙태율이 크게 줄고 혼전 순결의식이 확산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청소년들의 교육은 주로 학과 과정 중 종교교육 시간과 대중매체 등을 활용해 펼쳐지고 있다. 가톨릭계 학교의 경우에는 매일 1시간씩 실시되는 종교교육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특히 위원회는 공식적으로 열리는 일반 교사 교육과정이나 모임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프로라이프 운동에 대해 소개하고, 각 교사들이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무료로 지원한다.
일반 학교에서는 종교교육시간은 물론 과학 시간 등에 프로라이프 위원회에서 발간한 다양한 자료들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위원회에서는 교육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자료들을 학교장이나 담당 교사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송해 프로라이프 운동에 대한 관심을 독려한다.
현재 학교 청소년을 위한 프로라이프 교육은 일부 관심있는 교사들의 재량으로 이뤄지고는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파급되는 효과는 큰 편으로, 위원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늘여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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