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 전-의경에 ‘표현예술치료’ 실시
‘함께 움직임’ 통해 유대감-결속력 다져
스트레스 해소-자살 예방에도 도움 돼
지난 9월 16일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가 ‘평화적 시위정착을 위한 민관공동위원회 위원장’ 함세웅 신부에게 평화적 시위에 대한 경찰의 고충과 괴리를 털어놓는 서신을 보냈다. 함신부는 이에 경찰에 대한 이해와 위로의 답장을 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많은 이들이 ‘평화적 시위’를 위해 탁상공론을, 때로는 구체적 선전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시위, 집회, 궐기 등 수많은 단어로 해석되는 양극과의 싸움이 벌어지면 어김없이 일선에 서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전-의경이다.
전-의경들의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7년 전 갓 21살의 나이로 전경이 됐던 김씨는 강원도 탄광 막장 시위 진압을 나섰다. 시위는 점차 과격해지더니 전경 모두 ‘똥세례’를 받았고 손가락을 물려 잘릴뻔 하는 등 극으로 치달았다.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충격 또한 문제다.
항상 ‘훈련’이 아닌 ‘실전’에 투입되는 이들은 출동명령의 불안감과 시위현장의 충격을 동시에 느낀다.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군내 구타 등으로 이어져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
이러한 가운데 전-의경들의 고충을 종교가 감싸 안고 양극과의 다툼 속에서 사목적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는 자칫 군인과 경찰 가운데서 사목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전-의경들의 선교방안과도 일치한다.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위원장 강혁준 신부)는 지난해부터 전-의경들을 위한 표현예술치료를 해오고 있다.
표현예술치료는 다양한 ‘움직임’을 활용한 심리치료로 삶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다솜예술치유연구소의 치료 지도과정을 끝마친 천주교 봉사자들이 기동대의 의뢰를 받고 찾아가 대원들과 함께 움직이며 스트레스를 나눈다.
대원들은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해 ▲1단계 깨어나기 ▲2단계 기쁨 ▲3단계 평화 등으로 마음과 정신을 통합한다. 치료는 스트레스를 받는 대원들에게 사랑과 안정이라는 치유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대원들의 반응도 좋다. 1기동대 대원 박모씨는 “서먹했던 동료들과 가까워지고 긴장이 사라져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 6월 24일 경찰사목위가 진행한 1기동대 본부신병 904기 대원(45명)과 청와대 202경비대 대원(20명) 조사결과에 따르면, 표현예술치료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대답한 대원이 82%였다.
또 치료가 계속 진행되길 원한 대원은 94%,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대원들도 “소대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답했다.
경찰사목위는 표현예술치료를 통해 자살예방 프로그램도 펼치고 있다.
‘함께 움직임’을 통해 대원들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다지고 안정을 회복, 군부대 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서울 경찰사목위원회 위원장 강혁준 신부는 “전-의경들은 획일적인 군부대와 다르게 사회와 맞닿아 움직인다”며 “사회와 전-의경을 함께 포용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강신부는 “대원들의 간식을 위한 후원과 마음에 안식을 가져다 줄 봉사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교우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의 서울 경찰사목위원회 02-723-9471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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