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수호’ 삶에서 적극 실천하도록 이끌어
‘프로라이프 위원회’, 생명운동 자료 제공 구심점
TV 라디오 잡지 등 대중매체 통한 홍보효과 커
미국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생명운동인 ‘프로라이프 운동(pro-life activities)’의 활동은 홍보와 참여, 사목 프로그램 운용면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주교회의 특별위원회 프로라이프 엑티비티즈(Pro-Life Activities, 이하 프로라이프 위원회)는 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는 생명운동 프로그램과 캠페인 등이 단순한 구호에 머무르지 않도록 지속적인 홍보를 멈추지 않는다. 홍보방법도 현대사회의 각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다양하게 활용해 효과를 높인다. 특히 프로라이프 위원회는 정부가 생명과 관련해 올바른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각종 이해문제에 관한 전문적인 자료를 적극 제공하고 탄원, 막후교섭에 적극 나서는 등 대사회적 영향력도 적극 발휘하고 있다.
사목적 배려 또한 매우 실천적이다. 프로라이프 위원회는 생명운동이 주교회의 차원의 성명서나 문헌 발표 등에 그치지 않고 전국 각 본당공동체와 단체, 개인 등이 쉽게 참여하는 생활형태의 하나로 자리잡도록 주제별 실천 프로그램과 참여 방법을 상세하게 제공하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 ‘Pro Life Activities’ 활동
(3) 홍보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어떠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홍보’전략은 적극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할 부분이다.
프로라이프 위원회 활동에서도 가톨릭교회의 생명운동을 보편화하고 생명존중의식을 확대하기 위한 홍보활동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홍보활동은 ‘교회’를 알리고 전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가톨릭적인 올바른 가치를 보급하고 정화하는 간접적인 활동으로 적극 펼쳐진다.
현재 위원회 예산의 대부분은 프로그램 및 홍보물 제작과 교회안팎에서 펼치는 홍보활동비로 쓰여진다.
위원회 설립 이후 소속 홍보전문가들이 지금까지 만들어낸 홍보물들도 수백종류에 달한다. 이러한 홍보물들은 포스터나 리플릿 뿐 아니라 각종 기념품, 생활용품, 동영상 자료 등으로 제작해 나이와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홍보물에는 일반인들이 반감을 갖지 않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는데 힘쓰고 있다. 예를 들어 낙태와 관련해서도 ‘낙태는 죄’라는 식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부정적인 메시지보다 ‘건강을 위한 올바른 선택’ 등 생명 수호 활동의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홍보물을 나눠줄 때도 ‘친구나 주변사람들에게 나눠주길 부탁한다’는 식으로 홍보물을 받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거리에는 물론 학교와 공공시설에 각종 홍보물을 적극 배치한다.
교회 내적 홍보활동은 전국 본당이나 기관단체에 각종 홍보물을 포함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신자들에게 나눠주는 일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위원회에서는 사회의식의 개선을 위해 대외홍보에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
홍보매체로는 TV와 라디오, 신문, 거리포스터 등을 기본적으로 활용한다.
그중 라디오 광고는 위원회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이다. 라디오광고가 나간 날이면 각종 상담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홍보효과는 실시간으로 드러난다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부착하는 광고물도 매우 큰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대중적 광고는 비용이 만만치않아 자주 지원하진 못한다. 워싱톤대교구의 경우는 별도의 교구예산을 투입해 지하철 광고를 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가톨릭교회를 포함해 그리스도교에서 펼치는 생명존중운동에 반대하는 프로초이스(Pro-Choice) 단체들은 막대한 홍보비를 투자하고 있어 교회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터넷도 막강한 홍보력을 발휘한다.
현재 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자료를 제공한다. 이 홈페이지에서는 보도자료를 비롯해 주제별로 각종 문헌 등을 포함한 교회 가르침, 전문가 의견, 활동방향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또 위원회에서는 가톨릭뉴스사이트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으며, 각종 시사잡지도 발행하고 있다.
시사잡지는 현재 3종류가 발행되는데 ‘라이프 인사이트(Life Insight)’는 생명 관련 쟁점들을 주제로 담은 잡지로 연간 6회 발행된다.
‘라이프 엣 리스크 아카이브(Life At Risk Archive)’는 안락사와 자살 등의 윤리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엔에프피 포럼(NFP Forum)’은 자연가족계획법을 비롯해 각종 의학적 연구내용들을 담고 있다. 잡지들의 내용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위원회의 활동 중 대사회적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발휘하는 것으로 정책 수립과 입법 관련 ‘압력’활동도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미국교회는 프로라이프 위원회는 물론 34개의 주 단위 주교회의 모임에 대사회 정책 관련 로비 담당 부서와 담당자를 두고 생명 관련 압력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각 담당자들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상·하원 의원 및 입법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이들에게 각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생명 관련 자료들과 올바른 정책에 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로비 활동의 가장 큰 목표는 관계자들에게 윤리적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종교적 색채는 가급적 드러내지 않고 ‘공동선’을 강조한다.
또 상·하원 의원 등을 선출할 때도 프로라이프 운동에 찬성하는 이들에게 표를 던질 수 있도록 대외적인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친다.
최근에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낙태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 법안 개정, 부부낙태 금지, 의료인들의 낙태시술 거부권 관련 법안 마련 등에 찬성하거나 힘쓸 수 있는 의원이 당선되도록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4) 사목적 배려
앞에서 밝힌대로 프로라이프 운동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1년 단위로 진행되는 ‘Respect Life Program(생명존중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이 생명존중 프로그램 안에서 펼쳐지는 행사 중에서 10월 첫째주일에 지내는 ‘생명존중의 날’과 1월 22일(22일이 주일이면 그 다음날)에 지내는 ‘생명을 위한 기도와 참회의 날’은 세계적으로 눈길을 끄는 대규모 행사로 자리잡았다.
해마다 열리는 ‘생명을 위한 기도와 참회의 날’ 행사는 1973년 낙태 허용 법안이 통과된 이후 20여명의 뜻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철야기도가 펼쳐지면서 그 규모가 확장됐다.
워싱톤 내셔널슈라인대성당에서 대규모로 펼쳐지는 이 행사는 3년 전부터는 교황청에서 생명 관련 공식 행사로 인준받았으며, 이후 미국 전 본당에서 같은 날 의무적으로 ‘생명을 위한 기도와 참회’ 행사를 열고 있다.
슈라인대성당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평균 10만여명이 참여해 철야기도 등을 통해 생명 수호 의지를 다진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대폭 늘어나는 등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또 철야기도 다음날 아침 대성당에서 국회의사당까지 이어지는 생명수호를 위한 평화행진에는 매년 20~30만명의 국민들이 참여한다.
본당 차원에서 펼쳐지는 프로라이프 운동은 매월 실천사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프로라이프 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자료는 각 본당에 프로라이프 운동 담당자가 없어도 모든 사목자와 신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세한 안내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매월 실천사항은 기도와 전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매달 미사와 성시간, 묵주기도, 철야기도는 대표적인 참여 형태이다.
특히 본당 프로라이프 운동에서는 자원봉사활동이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각 본당은 임산부, 낙태여성 등을 비롯해 장애인, 치매노인 등을 적극 돌볼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를 연계해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 전문적인 도움을 필요로하는 이들에게는 교구 등이 운영하는 기관시설과 곧바로 연결해주는 핫라인도 운영한다.
각 본당에서 이뤄지는 상설 프로그램은 임신한 여성과 낙태여성을 돕는 ‘가브리엘 프로젝트’와 양육을 지원하는 ‘엘리자베스 프로그램’ 독거노인과 환자 등을 돌보는 ‘안나 프로그램’ 등의 사도직 활동이 있다.
상설프로그램 중에는 ‘영적 입양’도 눈길을 끈다.
영적 입양은 각 가정에서 낙태 위기에 처한 이름모를 아기들 중 1명을 입양해 그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9개월간 기도를 바치는 것을 말한다.
각 본당에서는 영적 입양을 도와주기 위해 매월 아기가 자라나는 과정을 담은 포스터를 게시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임신부와 아기들을 위한 기부도 꾸준히 펼친다.
아울러 본당에서는 각 달마다 청소년과 부모의 대화 시간, 아기젖병을 저금통으로 활용하는 기금 모으기, 어머니와 딸의 만남의 날 등의 프로그램, 생명수호 음악회, 젊은이들을 위한 클럽모임 등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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