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걱정)
조사에 의하면 서울 사람의 반 정도가 우울증 증세를 경험했다고 한다. 복잡한 세상살이에 스트레스가 원인일 것이다.
잠언은 말한다. “마음이 즐거우면 얼굴이 밝아지고 속에 걱정이 있으면 기가 꺾인다”(15, 13) “마음이 즐거우면 앓던 병도 낫고 속에 걱정이 있으면 뼈도 마른다”(17, 22)
근심걱정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기가 넘치거나 뼈가 튼튼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어떻게 하면 근심 걱정을 줄일 수 있을까?
연구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의 걱정은 90% 정도가 안 해도 되는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분이 내게 편지를 보냈는데 자신이 과거에 어떤 모임에서 말을 잘 할 수 있었는데 떨려서 그만 몇 마디 횡설수설하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그 후 그 생각만 하면 밥맛이 없고 창피해서 잠이 안 온다는 것이다. 나는 그분에게 “다른 사람들은 이미 다 잊어버렸고 별로 관심도 없으니 더 이상 근심하지 마세요. 잊으세요”라고 권고했다.
그런가 하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에게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 34)하셨다.
세상걱정과 재물, 현세 쾌락이 근심걱정의 원인이다. 그중에서도 돈 문제에서부터 근심걱정은 시작된다고들 말한다. 남과 비교하다 보니 근심이 생기고, 돈을 많이 벌려고 고민하다보니 또 근심이 생기고….
최근에 나온 행복지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행복순위는 102위였다. 1년 소득이 1400달러인 부탄은 8위였다.
행복은 돈이 많아서 얻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마음이 문제이다. 정신이 문제이다. 기본적인 것(의?식?주)만 갖춰져 있다면 마음에 사랑이 있을 때 행복의 길을 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여 진다.
예수님은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 1)라고 말씀하신다. 그분을 믿고 따르기만 하면 근심은 사라진다. 그분은 이 세상의 것들에 매어있을 때, 근심 걱정에서 헤어날 수 없으니 해방되리라고 강조하신다. 쓸데없는 세상 걱정에만 마음을 빼앗기면서 살지 말고 언제 갑자기 올지 모르는 그날을 준비하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루카 21, 34)
바오로 사도도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필립 4, 6)라고 강조한다. 바오로 사도처럼 수많은 고난을 당한 사람은 흔치 않다. 매도 많이 맞았고 감옥에 갇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평온히 행복하게 살았다. 감사하며 기쁘게 살았다.
우리의 근심도, 주님께 다 드리고 행복을 찾아야겠다.
최기산 주교(인천교구 교구장)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