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접고픈 고비마다 더욱 열심히 활동했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청년들을 보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서울 혜화동 가톨릭 청소년 회관. 이곳에는 청소년 또는 청년들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김기경(카타리나.29.서울 천호동본당)씨도 그 중 하나다.
3년간 청년연합회 교구부회장으로 활동한 김씨. 그녀는 지난 10월 11일 2007년을 이끌어갈 서울대교구 청년연합회장으로 선출됐다.
“힘들죠. 산 넘어 산이라는 말, 지금 제 상황에 딱 맞는 말입니다.”
김씨는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회장이 됐다. “특별히 제가 잘해서 그런 결과를 낳은 건 아니에요. 그저 사람들 눈에 자주 보이니까 그랬겠죠.” 마치 집처럼 혜화동을 자주 들린다는 김씨. 직책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듯 했다.
남들처럼 주일학교를 열심히 다닌 김씨는 대학 입학 후 3년간 쉬었다.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은 시기였어요. 학교도 원하는 곳으로 가려고 다시 공부도 했고…자연스레 성당과는 담을 쌓았죠.”
그러던 어느 날 주일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가 꼬시기 시작했다고 했다.
“본당에 ‘맥’이라는 풍물 단체가 있었어요. 친구가 함께 하자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가입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풍물 활동을 했던 김씨. 하다 보니 본당 청년회장이 됐다. “다들 그렇죠. 저도 등 떠밀려서 됐어요.”
본당 여름행사, 연간 계획 등 회장 직분에 맡는 역할을 하다 보니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한 김씨. “너무 힘들었어요. 인간관계도 힘들었고.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마무리를 잘하려고 했죠.”
또 한 번 성당을 떠나려고 한 김씨. 우연히 간 교구 축제가 그녀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당시에 가을마다 축제가 있었어요. 밤 전례 프로그램을 하는 중에 깨달았습니다. ‘내가 왜 신앙을 놓아야 할까, 힘든 일도 아닌데 왜 여기서 멈추려고 할까’하고요.”
힘을 얻은 김씨는 지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결과는 물론 지구 회장 선출. “하고 싶었어요. 주님을 의지하면 다 잘될 거라는 생각으로요.”
2004년 교구 모임에 참석하게 된 김씨는 청년연합회 정기총회에서 부회장으로 뽑혔다. 취업을 한 상태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랐다. 3년간 부회장으로 활동한 김씨는 지난 10월 11일 2007년을 이끌어갈 제10대 서울대교구 청년연합회장으로 당선됐다. 압도적인 표차이는 김씨의 열심히 하는 모습이 청년들의 가슴에 와 닿은 결과다.
“사람이 만든 자리가 아닌 만큼 기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죠.” 고민은 없을까? “청년 신자들이 제 자리에서 신앙 활동을 열심히 했으면 합니다. 제가 느꼈던 걸 전해주고 싶지만 현재는 그저 기도할 뿐이에요.”
대책이 없다고는 하지만 주님을 의지하며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내놓으며 활동해온 김씨에게서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제 자리에 맞는 합당한 카리스마를 찾아 새로운 청년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청년 활동을 풍물로 시작한 김씨. 신명나는 풍물 소리처럼 내년을 이끌어갈 그녀의 기운이 느껴졌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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