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미얀마 교회 돕기 10년 결실
우리에게는 ‘버마’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국가 미얀마.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태국이나 캄보디아를 거쳐 둘러둘러 가야하는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다. 그러나 한국 국적기가 들어가는 하늘길이 열리기도 훨씬 전, 미얀마인들과 소통하는 ‘마음의 길’을 먼저 닦아놓은 한국신자들의 따스함은 미얀마를 우리 곁에 성큼 데려다 놓았다.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도 채 안되는 가난한 나라다. 게다가 사회주의 체제로 종교의 자유는 인정되지만 외국인들에 의한 선교 등은 법으로 금지돼 있고, 자선사업이나 사회복지사업 허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동안 외국교회의 도움으로 성장해온 미얀마 가톨릭교회도 기존에 운영하던 학교 등을 아무런 대가없이 몰수당한 이후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신자들의 나눔 손길은 미얀마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에게도 ‘희망의 메신저’가 되고 있다.
최근 미얀마 양곤 한인본당(주임 유영훈 신부)은 미얀마인들의 자립을 위해 영어교육을 지원하고 유학생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교육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또 매주일 인근 가난한 마을과 고아원 등을 방문해 각종 의류와 담요, 가구 등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전달하며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주로 봉제공장 등을 운영하는 한인신자들은 그동안에도 알음알음 미얀마인들의 생활을 도와왔다. 그러다 지난 2003년 인천교구가 사제를 파견하면서부터 본당공동체를 형성하고, 미얀마 신자는 물론 이웃들을 돕는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이러한 활동은 인천교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눈에 띄게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단돈 200원이면 한끼를 먹을 수 있다.”
10여년전, 이 말을 전해들은 인천교구 여월동본당(당시 주임 제정원 신부) 신자들은 곧바로 미얀마 어린이 돕기 모금을 시작했다. 본당의 활동은 교구 차원의 미얀마 어린이 돕기로 발전했고, 이를 계기로 인천교구는 사제파견과 성당건립 등 미얀마 교회 돕기에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게 됐다.
지난 수년간 인천교구는 미얀마 성당 건축은 물론 고아원, 장애인 시설 등의 운영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
무엇보다 인천교구는 미얀마 교회 봉사자 및 분야별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신학교 운영과 청소년센터 건립, 청년 학비 지원사업 등을 적극 펼치고 있다. 또 서울대교구에서도 고아원 건축과 성경 보급 등에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동남 아시아 내 13개 한인본당들도 서로 연합해 지원금을 보낸다.
이러한 한국신자들의 도움은 성가도 악보도 없고, 성경 번역도 미완성일 뿐 아니라 기본적인 교육시설과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미얀마 교회에 시원한 샘터로 자리잡았다.
양곤한인본당 유영훈 신부는 “물질적 도움도 크지만 무엇보다 한인 신자들의 신앙생활 모습이 미얀마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에게도 모범과 희망이 되고 있다”며 “한인본당은 교포사목은 물론 현지인들을 돕는 간접 사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유신부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서는 주교 등 교회 관계자들은 물론 신자들의 지속적인 교류가 큰 도움이 된다”며 “각 교구 등에서 펼치는 해외교회 지원사업에 신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방문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한국교회의 경험 자산 함께 나눠야”
“미얀마교회는 조직과 형태는 갖췄지만, 전문가와 재원 부족으로 인재양성에 힘겨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회봉사자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합니다.”
지난 9월 27일~10월 6일 미얀마 양곤대교구 내 한인본당을 비롯해 양곤대교구와 빠떼인교구 내 각종 교회시설들을 돌아보고 온 최기산 주교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양질의 교육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최주교는 “그동안 미얀마교회는 외국교회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경제적 지원에 비해 장기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교회 및 사회발전의 토대를 확립하지 못했다”며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할 때 선교의 폭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교는 또 “앞으로 한국교회는 물론 외국교회들도 미얀마 사제 양성에 더욱 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의 경우 신학교와 사목연구소 등이 매우 발전된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펴내는 연구자료, 각 교구 및 본당의 우수 사목자료와 프로그램을 영어 등 타국어로 제작해 각국교회에 참고자료로 전하면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또 활발한 액션·신심단체 운영과 활동 노하우 등도 적극 나누길 기대합니다.”
특히 최주교는 “아시아교회 복음화를 위한 전문연구소를 설립해 각 나라의 젊은이들을 초빙, 직접 교육을 지원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미얀마 교회는…
14개 교구, 281개 본당, 신자는 63만명
사제 650명…신학생 200명 수학
21개 수도회 1000명 수도자 활동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도 채 안되는 빈곤국가에 속한다. 70%의 미얀마족과 13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국민들은 90% 이상 불교를 신봉한다.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인은 4% 정도이며, 이슬람과 힌두교 및 정령숭배인이 각각 4%, 2%를 차지한다. 절대 다수인 불교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로 안팎의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소수 종교들의 활동은 제약이 많다.
미얀마 가톨릭교회에는 14개 교구 281개 본당, 63만여 명의 신자가 있다.
사제 수는 650여명이며 현재 200여명의 신학생들이 수학 중이다. 또 수도자들도 21개 수도회 1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 교회에는 지도자가 부족하고, 기본적인 인프라도 갖추지 못해 특히 교육사업에 힘겨움을 겪고 있다. 영토는 넓지만 대도심의 극히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길도 제대로 닦여있지 않아 기존 신자 사목에도 어려움이 많다.
사진설명
빠떼인교구 수도성소자들이 한국 방문객들을 위해 환영의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위). 빠떼인대교구 신학생들이 방문자들을 환영하며 성가를 부르고 있다. 신학교를 방문한 최기산 주교는 이날 신학생 양성을 위한 기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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