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상생의 길로”
“오랫만에 대자연속에 들어오니 참으로 좋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쉼을 즐길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길은 때로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기도 한다. 오색단풍으로 채색된 가을날의 산행길이 그런 경우다. 완연한 가을의 정취가 무르익은 10월 18일 오전 10시 대구 동화사 입구에서 대구대교구 최영수 대주교와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이 손을 맞잡았다.
이날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온 천주교와 불교가 처음으로 ‘화해와 상생’을 위한 등반대회를 가졌다. 이번 산행에는 대구대교구 사제단과 동화사 스님들이 함께 했다.
모처럼 자연을 벗삼아 산행길에 오른 천주교·불교 지도자들은 동화사 봉황문에서 출발해 염불암까지 2시간 가량을 걸었다. 두 지도자들은 산행 도중 잠시 휴식을 겸해 유리광전(통일대불전)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최영수 대주교는 “동화사를 방문해 대자연과 더불어 스님들과 형제애를 나누는 계기가 마련돼 너무나 기쁘다”면서 “오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속을 거닐다보니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위대한 자연경관에 새삼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허운 스님은 “이렇게 산행을 통한 휴식을 가지며 천주교와 불교가 하나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최근 북핵문제 등 대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록 우리 모두가 하나된 모습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욱 절실한데 이번 산행이 그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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