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 느껴 행복해요”
즐겁게 노래하며 살아
“진정 음악에 빠져들면 단순해지죠. 그저 노래가 좋아서 즐겁게 부르고 그래서 더욱 행복합니다. 게다가 저의 행복 한가운데에는 ‘플러스 알파’ 바로 ‘하느님의 사랑’이 굳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문예진흥원 상임감사 등 각종 공직을 벗고 자유로운 노래인생을 만끽하고 있는 원로가수 최희준(디모테오.수원교구 인덕원본당)씨를 오랜만에 만났다. 안부를 묻자마자 “그는 행복하다”는, 그리고 “이 행복을 주신 하느님을 위해 더욱 열심히 헌신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안고 산다”는 이야기부터 꺼내놓는다.
최씨는 어느 인터뷰에서나 스스로 천주교 신자임을 밝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노래를 즐겁게 부르며 살 수 있는 이유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잘 차려입은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생각하면 곧바로 연상되는 가수 최희준씨. 그는 약간 쉰 듯한 감미로운 저음 목소리에 신사적인 무대매너로 60~7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는 가요상이라는 상은 모두 휩쓸며 한국 가요무대의 독주 시대를 이끌었던 최씨만의 전성기였다.
또 최씨는 엘리트 양성의 산실인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박차고 나와 아르바이트 가수 생활을 시작한 이력으로 세간의 시선을 온통 받은 인물이었다. 스스로도 웃으며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 했다고 표현하지만 그의 이러한 선택에서 소탈하고 세상욕심에 얽매이지 않는 깨끗한 심성을 비쳐지는 듯 하다.
지금 70세를 넘긴 황혼기에도 아랑곳 없이 최씨는 여전한 목청을 자랑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목소리로 말할라치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오를 수 있었던 미8군 무대에서 비단 목소리란 뜻의 ‘벨벳 보이스(velvet voice)라고까지 불렸던 소리다.
그러나 최근 최씨는 큰 무대는 가급적 사양하고 소도시나 오지 마을의 작은 무대를 찾아가는 일에 더욱 열심이다. 문화적 혜택을 골고루 나눌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달란트를 활용해 하느님의 사랑에 보답하는 일이 최우선이지요.”
올해로 데뷔한 지 47년째. 최씨는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그의 노랫말과 달리 자신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태어나 하느님의 사랑을 먹고 행복을 누리며 하느님 곁으로 갈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노래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노래 인생 여정을 ‘스타들의 신앙이야기’에서 더욱 자세히 들어본다.
나는 타고난 재능을 갖춘 가수는 아니다. 어릴 때부터 원래 노래를 잘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음악 듣는 것이 좋았고 그러다보니 우연히 직접 부르게도 되었다. 하지만 ‘노래’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리고 또한번 내 인생에 다른 빛을 비춘 일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천주교 신앙을 갖게 된 것이다.
나는 모범생도 그렇다고 말썽장이도 아닌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특별한 생활을 한 기억도 없지만 단지 오디오만은 너무너무 좋아했었다. 그래서 늘상 충무로에 나가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까지 값싼 중고기계를 사들이는데 빠졌었다. 나의 젊은 시절은 그야말로 오디오와 사랑을 나누며 보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설명
올해로 데뷔한지 47년째인 원로가수 최희준씨는 최근 소도시나 오지 마을의 작은 무대를 찾아가는 일에 더욱 열심이다. 최희준씨가 지난 2002년 12월 청주교구 황간본당에서 수재민 돕기 위로공연을 펼치고 있다.
기사입력일 : 200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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