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예방에서 낙태여성 치유까지 지원
(4)사목적 배려
◇낙태 예방 및 양육 지원
미국 가톨릭교회의 생명수호운동은 1973년 낙태 허용안이 대법원을 통과하자, 전국적인 ‘낙태반대운동’이 펼쳐지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후 낙태반대운동은 현재까지도 미국교회 생명수호운동 ‘pro-life activities(이하 프로라이프 운동)’ 활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교회는 낙태의 부정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캠페인보다 영적 치유와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목적 배려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주교회의 특별위원회 ‘Pro-Life Activities(이하 프로라이프 위원회)’도 미혼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하지 않도록 안팎으로 지원하고 각종 상담과 그룹모임, 피정 등을 대상에 따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독려한다. 또 각 본당 사목자 모두가 자의적인 해석으로 낙태 전후의 여성들을 먼저 단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고해성사와 상담 관련 매뉴얼도 제작, 배포하고 있다.
아울러 위원회에서는 낙태 조장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남성들의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물 배포에도 적극 나서 관심을 모은다.
프로라이프 위원회 관계자들은 “실제 임신한 여성들이 아기를 낳고 싶어도 낙태를 선택하는 데에는 남성 혹은 가족들의 강요와 무관심이 크게 작용한다”며 “‘미혼모가 아기를 낳아서 인생에 좋을 도움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식의 사고도 적극 개선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가브리엘 & 엘리자베스 프로젝트
‘가브리엘 프로젝트(The Gabriel Project)’는 낙태를 막기 위해 임신한 여성, 특히 미혼모들을 직접적으로 돕는 대표적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본당 등의 긴급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것.
각 본당에서는 성당 내 게시판은 물론 인근 공공시설 등에 긴급전화번호와 사이트를 알려주는 홍보물을 부착하고, 종교와 관계없이 도움을 청하는 여성은 누구나 자원봉사자 및 전문시설의 도움을 받도록 연결해준다.
개인 자원봉사도 임산부를 위한 교통수단 제공 등 다양하다. 텍사스 교구에서 처음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50여개 교구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미국 내에는 가브리엘 프로젝트와 같이 임신부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상담센터 등이 전국적으로 3500여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
센터는 대부분 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쉬우며, 긴급전화도 가브리엘 프로젝트와 같이 핫라인(Hot-Line)으로 통합돼 도움 요청자와 가장 가까운 지역의 센터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엘리자베스 프로젝트(The Elizabeth Project)’는 양육을 위한 직접 지원과 기도, 상담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각 본당에서는 엘리자베스 프로젝트를 통해 임산부 축복미사와 어린이 축복식, 자녀들과 함께하는 미사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아기젖병을 저금통으로 이용해 기금을 모아 미혼모를 위한 양육시설 등에 지원하는 행사도 정기적으로 마련된다.
가브리엘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출산과 단기 양육은 ‘미혼모의 집’ 등을 통해 지원된다.
미국 사회에서는 미혼모의 대부분이 아기를 낳으면 스스로 양육을 선택한다. 미혼모 관계 기관 조사 및 설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단지 2~4%의 미혼모만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입양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의 집에서는 봉사자가 상근하며 출산과 양육을 돕고 있으며, 대게 출산 후에도 산모가 처한 생활환경에 따라 6개월 이상 머무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산모들은 이 기간 동안 산후조리는 물론 양육과 자립을 위해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설은 순수하게 교구와 개인, 기업 등의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이중 개인 기부금은 전체 운영비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한국 주교회의 생명31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방문한 워싱톤교구 내 한 미혼모의 집에서 시설 여건상 연간 30여명의 산모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시설 이용 문의는 월 평균 400여건을 넘어, 미혼모의 집에서는 밀려드는 대기자들을 돕기 위해 급한 경우 인근 호텔과 렌트하우스 등을 임대해 미혼모들이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벌싱 & 케어 프로그램
프로라이프 운동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낙태 시술을 직접적으로 저지하고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하지 않도록 상담 등을 돕는 ‘벌싱 앤드 케어 프로그램(Birthing & Care Program)’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낙태시술소를 찾는 여성들을 회유해 낙태를 줄이는 일에서부터 낙태한 여성들을 치유하는 총체적인 지원을 포함한다.
미국 워싱톤교구에서 주관하고 있는 벌싱 앤드 케어 프로그램의 경우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2년 전부터는 낙태시설소가 공동으로 입주하고 있는 건물 내에 운영센터를 마련해 직접 상담 등을 펼치고 있다.
이 센터는 건물 입구 쪽에 아무런 간판 없이 세워져 낙태시술소를 찾은 여성들이 건물에 들어서면 시술소가 아닌 센터 사무실에 먼저 들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센터에는 7명의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센터를 찾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여성들에게 각종 지원 방안을 적극 설명해준다. 또 교회 병원과 정부 운영 보건소 등을 연결해 임신관리와 출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출산비용이 없는 이들을 위해서도 연간 4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센터에서는 낙태한 여성들을 위한 영성 프로그램인 ‘라헬 프로젝트(The Rachel Project)’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 3회 낙태반대를 위한 미사도 봉헌한다.
센터 책임자인 줄리아 셀라바씨는 “조사된 바에 따르면 강간으로 임신했기 때문에 낙태를 선택하는 비율은 미혼모 중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담을 통해 실제 많은 수의 여성들이 판단을 바꾸고 낙태시술소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교회의 낙태반대운동은 미국사회 전반에서 낙태를 줄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사회 미성년 임신자의 20~25%는 낙태를 선택하며 이 수는 대략 1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국가질병치료센터에서 최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낙태 비율이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도 생명운동 활발
현재 미국의 프로라이프 운동은 온라인상에서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각 웹사이트들은 각종 정보 제공은 물론 참여와 의식화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현재 프로라이프 운동 참가자들은 프로라이프 위원회 등이 운영하는 공식 웹사이트 외에도 각 주제별, 연합체별로 수백개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생명수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프로라이프 위원회가 추천하는 주요사이트이다.
www.usccb.org/prolife
미국 주교회의 프로라이프 특별위원회의 홈페이지. 프로라이프 운동 전반에 대한 소개자료, 특히 사목적 대안, 사회적 쟁점에 대한 주제별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비롯해 각종 보도자료, 참여방법 등을 제공.
www.nchla.org
올바른 정책 제정과 법 개정 등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국가위원회 사이트.
www.hopeafterabortion.org
낙태가 끼치는 영향에 대한 각종 정보와 지역별 사목 지원, 라헬 프로젝트 등 안내.
www.endroe.org
대법원의 낙태 허용법안 개정 등을 촉구하는 사이트.
www.secondlookproject.org
낙태와 관련한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양하게 제공. 각 날짜를 클릭하면 9달 동안 태아가 자라는 과정 등도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www.ru486facts.org
사후피임약인 RU-486의 해악과 올바른 의학적 윤리적 자료 제공.
www.stemcellresearch.org
인간 배아줄기세포연구 관련 윤리 및 해악을 알리는 사이트. 미국 내 생명윤리학자 연합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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