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인 교회에서‘생명 지킴이’ 될래요”
지난해에 이어 2006년 한해를 달구었던 뜨거운 감자는 단연 ‘생명’이었다. 배아, 낙태, 사형, 환경 등을 비롯 ‘생명’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당당하게 사회경험의 첫 발을 내딛은 한 청년이 있다.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 직원 김민지(마리안나.25.장위동본당)씨. 많은 이들이 봉사와 교회활동에 열심이지만 그에게 교회란 ‘삶’이다.
초등부 주일학교를 졸업하고 김씨도 여느 중.고등학생들처럼 학원과 숙제를 핑계로 성당을 멀리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1년간 미사에만 참여했을 뿐 교회활동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너도 이제는 냉담을 풀고 그동안 가슴 아프게 해드린 주님께 속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언니의 손에 이끌려 본당 성가대 활동을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참여했던 성가대 활동이 두달째 접어들던 날, 중고등부 주일학교 여름 캠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평소에 아이들을 예뻐했던 그의 모습을 본당 보좌 신부가 유심히 지켜본 것. 그는 짧았던 기간의 여름 캠프가 생명위원회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본당 중고등부 교사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힘들고 지쳐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마음을 굳게 다잡아요. ‘예쁜 아이들과 교사들 덕분에 아무리 힘들어도 교회 안에서 봉사해야 하지 않겠나’하는 생각말이에요.”
그는 현재 5년간 본당에서 교사생활을 계속해오고 있다. 황금같은 휴일을 쪼개 아이들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주5일 근무제를 외치며 자신의 여유를 찾는 요즘 젊은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가 대학졸업 후 쌓아온 사회 이력도 교회와 인연이 깊다. 생명위원회에 자리잡기 전 몸담았던 아르바이트와 계약직 자리는 교사를 하며 친분을 쌓은 이들의 소개로 일했던 곳이다. 그곳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없는 회계경력을 쌓게 되고 경력은 자연스럽게 생명위원회 업무와 이어졌다.
“결국 주님이 이끄신 게 아니겠어요? 힘들었던 경험도, 교회 활동도 저를 자라게 하는 질 좋은 거름이 되어 이곳까지 이끈 것이라고 믿어요.”
요즘 생명위원회는 한창 바쁘다. ‘생명’이 사회적 이슈가 된 만큼 ‘생명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만큼 생명위원회 막내 김씨의 생명에 대한 관심도 높아만 간다.
“처음에 들어올 때는 그냥 ‘생명=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주일학교 교리시간에 아이들에게 생명을 가르치고 싶어 온 몸이 근질근질 해요.”
본당 차원에서 아직 생명에 대한 관심이 널리 확산되지 못한 것이 요즘 그는 가장 안타깝다. 하지만 ‘작지만 내 힘을 보탠다면 바뀌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생명위원회 일을 익히고 또 배운다.
“생명위원회에서 마련해주시는 다양한 교육과 연수를 통해 공부해서 진정한 ‘생명 지킴이’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거에요.”
생명의 가치를 깨닫고 생명을 사랑하게 된 김씨의 모습에 진정한 젊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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