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활동은 내 인생의 기쁨
아내 권유로 1990년 세례받아
한동안 ‘하숙생’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나는 ‘가요무대 독주시대’를 이어가게 됐다.
63년 진고개 신사와 64년 맨발의 청춘, 빛과 그림자에 이어 65년에도 하숙생과 종점이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나는 가수왕에 올라 전성기의 인기를 누렸다.
하느님의 크나큰 사랑
돌이켜보면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춰주신 것은 정말 하느님의 큰 사랑이었다. 내가 지금도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내게 보여주신 크나큰 사랑의 증거라고 생각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이후 나는 고운봉 등 쟁쟁한 선배가수들과의 경선을 거쳐 1971년에는 예총 연예협회 산하 가수분과 위원장직도 맡았었다. 그때는 가수들에 대한 대우가 사실 형편없던 시절이라 개선해야할 점이 아주 많았다. 세금은 물론 사회적 대우와 위상 향상 등 예술외적 문제들의 해결에 적극 나섰었다.
또 늘 대중문화와 상업화의 현실에서 갈등이 있었다. 가수 활동에 상업성이 완전히 배제되기는 쉽지 않다. 어느 선쯤에서 조화를 이뤄야할 지, 어떻게 해야 품위를 잃어버리지 않을 지 늘 고민했다.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고 대중가수의 위상을 좀더 세우기 위해 많은 장애물을 거쳐야했다.
그때만해도 우리사회 안에서는 가수를 소위 ‘딴따라’라는 편견으로 편협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만연해 활동이 쉽지 않았었다. 요즘에는 가수라는 직업이 젊은이들의 선망이 되는 멋진 직업이 됐지만 예전에는 무척 힘들었었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이슈가 되는 것만으로도 미루어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단지 노래하는 기쁨으로 여러 가지 편견과 어려움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다. 또 내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소위 스타 반열에 오른 것도 이러한 어려움을 덜 겪는데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포 클로버스’ 동아리 결성
나는 각종 무대에 서면서 경제적인 부분이나 혹은 다른 부분에서 대접을 잘 받았던 가수였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음악과 등을 나온 전문음악인이 아니라는 생각에 무대에 서면서도 나 스스로 늘 각종 음악을 배우고 지식을 쌓았다.
민요와 트로트 일색이던 60년대 초, 미8군 클럽을 주무대로 활약하며 위키 리와 유주용, 박형준, 작곡가 손석우, 김기웅과 함께 밝고 건강한 홈 가요의 보급으로 대중 가요를 발전시켜보자는 ‘신가요 운동’의 기치 아래 ‘포 클로버스’라는 최초의 노래 동아리를 결성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인기인이라고 우쭐대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단지 평소에도 늘 내가 막연히 운이 좋다는 생각은 많이 했었다. 그리고 특별한 종교를 갖지 않았었지만 늘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생각은 품고 있었다.
댜양한 직책서 활동
가수활동과 함께 이후 나는 국회의원으로 정치무대에서도 활동했고, 문예진흥원 상임감사와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 등 다양한 직위에서 활동하며 많은 것을 배웠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꼽으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하느님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1990년 세례를 받은 나는 지금의 아내 덕분에 덩달아 신앙생활을 활발히 하게 됐다.
우리집은 어머니가 개신교회에 다녔고 다른 가족들은 신앙이 없었다. 또 성당은 물론 가톨릭의 문화 등을 접할 기회도 따로 갖지 못했었다.
성당에서 아내를 만나 재혼했고, 덕분에 교리도 더 열심히 듣고 각종 활동도 열심히 하게 됐다. 아내와 같은 신앙을 갖고 살게 된 것은 내게 너무도 큰 기쁨이었다.
기사입력일 : 200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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