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 비전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
“시대 흐름 반영한 인식 변화, 사목 필요”
“그리스도, 타인에 헌신하도록 격려해야”
청년 시기는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가장 위태로운 시기이다. 교회가 그들에게 적절한 위로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회적 기관임에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청년 집단의 특성을 위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노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가톨릭대학교 사목연구소(소장 최기섭 신부) 제14회 학술심포지엄이 11월 11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진리관 대강의실에서 열렸다.
‘청년사목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국장 김영국 신부)과 가톨릭대학교 사목연구소가 공동 주최했다.
심포지엄에는 서울대교구 청소년담당 교구장대리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청년 사목에 관심 있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조주교는 축사를 통해 “지난 10월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를 통해 청소년사목위원회가 신설됐다”며 “그만큼 청소년, 청년 사목이 교회 내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 사회에서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사목 묘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심포지엄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국교회 안에서의 청년’이란 주제로 제1주제 발표에 나선 유승학 신부(인천교구 청년담당 국장)는 청년들의 실태와 실태의 원인을 분석하며 심포지엄의 서두를 열었다.
유신부는 “현시대의 포스트모더니즘과 개인주의, 다원화된 문화와 종교의식, 개인중심적인 윤리의식, 즉흥적인 문화의 사고방식이 이미 청년들의 모든 것을 사로잡고 있다”며 “교회의 외적으로 낳게 된 교회 내 청년 공백현상은 이러한 교회 내적으로 청년들의 의식 안에 커다란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는 세속화의 영향이 보이지 않게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식 체계의 변화를 요구한 유신부는 “교회는 선교의 대상을 공통적으로 설정해 한 가지 양식과 방법만으로 다양한 계층을 교육시켜 왔다”며 “청년들을 이끄는 데 있어서 교회는 더 이상 근대적 사고방식이 아닌 현시대의 사조에 긍정적인 측면을 활용해 올바른 사목 지표를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주제 발표를 한 최준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는 ‘청년사목의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와 그들을 다시 교회로 발돌리게 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신부는 무엇보다 비전(vision)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비전은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의 청년사목을 위해 움직이게 하고 에너지를 집중하게 만든다”며 “성공적인 한국교회의 청년사목을 위해서는 명확한 비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신부는 비전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핵심가치 ‘WEEP’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WEEP은 ▲전례와 성사(worship) ▲선교와 복음화(evangelism) ▲교육과 양성(education) ▲기도와 찬양(prayer) 등을 표현하는 키워드로 모든 이가 공감하고 기억하기 쉬운 방법론적 전략이다.
최신부는 전략을 제시한 후 청년사목에 대한 교회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청년들은 결혼을 해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데, 교회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일에 무척 더딘 곳”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청년사목을 활성화하는 동력은 프로그램이 결코 아니라며 “청년들에게 삶과 신앙의 비전을 심어 주는 것이 청년사목의 출발이며 핵심 가치를 통해 그들이 자신의 삶을 그리스도께 헌신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삶으로 변화해 가도록 격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참여, 자신들의 경험담을 발표해 청년사목 현실에 대한 참가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기영(안드레아 서울대교구 청년성령쇄신 봉사회 부회장)씨는 ‘값없는 사랑’이란 주제로 자신의 삶을 쏟아냈다.
김씨는 “20대 초반에 하느님께서 세 가지 소망을 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며 “첫째는 주님을 찬양하다 주님께 가고, 둘째는 주님께 기도하다 주님께 가고, 셋째는 주님의 사랑을 전하다 주님께 가게 해달라는 소망이었다”며 평신도 선교사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청년이 활동을 쉬고 싶었던 때는 언제인가, 혹 쉬었다면 언제였나’라는 주제로 경험담을 발표한 권현미(르클레시아 서울대교구 청년연합회 회장)씨는 청년들의 교회 내 현실을 지적했다.
권씨는 ▲개인 신상 변화 ▲활동 방법 및 시기 ▲사람들로 인한 상처 받음 ▲영성적, 교육적인 부분 부족 등의 이유로 청년들은 교회를 떠난다며 “이러한 원인들을 딛고 일어서는 청년들이 될 수 있도록 교회는 청년들에 대한 더 깊은 애정과 장기적인 배려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설명
11월 11일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진리관 대강의실에서 열린 가톨릭대학교 사목연구소 제14회 학술심포지엄에서 문용린 교수(서울대)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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