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부르며 안길 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돼”
아이를 낳아 본 경험이 있는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를 키우며 기뻐했던 순간 하나하나를 기억할 것이다.
눈도 뜨지 못한 채 잠만 잤던 아기가 뒤집기를 했을 때의 기쁨, 처음 나를 바라보며 “엄~마”라고 부를 때의 희열 등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여기 25살의 엄마가 있다. 장애 영·유아 생활시설 디딤자리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장희정(헬레나.25.대구 신서본당)씨.
장씨는 22명 장애아동들의 엄마다. 마음으로 낳은 22명 아이들 하나하나가 소중하기만 하다는 장씨.
“일반인과 달리 특별한 장애아동들을 다루기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애아동들에게 특별한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옹알이를 시작하고 걷는 것까지 일반 아기들과 틀린 점은 없어요. 다만 아플 경우에 일반 가정처럼 언제나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지요.”
장씨는 중학교 때 처음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었다. 가톨릭과 인연을 맺은 것도 같은 시기다.
가톨릭 학교인 대구 효성여자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천주교’를 알았고 학교 친구와 함께 찾아갔던 장애인 생활시설에서는 ‘봉사’의 의미를 깨달았다.
봉사와 종교에 관심이 없었던 그였지만 가톨릭 수업을 받으면서 ‘여러분들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들은 하느님의 부르심 때문’이라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시작했던 동아리 활동과 과중한 학업으로 인해 장씨는 잠시 가톨릭과 봉사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장씨가 말했던 ‘하느님의 부르심’대로 그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때 정말 천주교 신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는 본당활동과 더불어 봉사활동을 시작했지요.”
대학 봉사 동아리를 찾아 활동을 시작한 장씨. 봉사 첫날, 선배들과 함께 장씨가 찾은 곳은 놀랍게도 중학교 때 무심코 봉사했던 장애인 생활시설이었다.
“그 뒤로 대구 파스카 청년성서모임 등 수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봉사에 대한 마음도 점점 더 커졌고요.”
장씨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장애 아동들에게 애착이 간다. 일반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며 부모가 환호하듯이, 느리지만 천천히 장애 아동들에게 많은 것을 전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에게도 걱정은 있다. 6세가 되면 더 이상 영·유아가 아닌 아이들은 시설을 떠나야 한다는 것. 정도 정이지만 익숙하게 자라온 아이들이 다른 시설에 옮겨져 또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정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우리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처럼 행복하고 맑게 자랄 수 있을 거에요.”
며칠 전 한 장애 아동이 “엄마”라고 부르며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는 장씨의 모습은 낙태와 해외입양 등이 만연한 현대사회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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