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바다에서 ‘성경 사랑’ 무한대”
초등학교 시절, 일기 밑에 달아준 선생님의 짤막한 답글을 보는 재미에 누구나 설레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 다음 카페 ‘성서 백주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카페 주인장 이중섭 신부(청주 분평동본당 주임)는 성경공부를 하고자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신자들에게 숙제를 내어준다.
숙제는 이신부가 출제한 성경 문제풀기와 복습, 예습, 묵상 등으로 이뤄진다.
‘예레미야가 고발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은 무엇인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목자가 이룩할 나라는 어떠한 나라인가?’ ‘이사야가 부르심을 받을 때 체험하고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신자들은 카페 게시판에 숙제를 올리고 이신부의 다정다감한 확인 답글을 받는다.
그동안 일상에 쫓겨 성경필사는 물론 강좌를 따라다닐 시간도 없었던 신자들. 굳은 결심을 한 채 ‘독학’을 하더라도 홀로 핵심을 짚어가야 했던 이들에게 카페는 ‘영성의 오아시스’가 따로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페에는 주일강론과 묻고 답하기, 기도문 모음 등 다양한 게시판이 마련돼 있어 ‘과외 수업’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신부가 매달 마련하는 오프라인 성경 종합강좌에서는 온라인상의 회원들이 직접 만나 그동안의 지식을 나눌 수 있다.
이신부가 카페를 마련한 것은 지난해 10월. 벌써 1기가 성경 숙제과정을 수료했고 올해 9월부터 2기의 도전이 시작됐다. 더 많은 신자들에게 성경에 대한 가르침을 일깨우기 위해 이신부가 노력해온 작은 결실이다.
지역, 성별, 나이 할 것 없이 카페에 가입한 신자 수만 658명이다.
새벽 3시. 카페를 들어갔다. ‘성서 백주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페 제목에 걸맞게 4명의 사람들이 접속해있었다. 그 중 윤영희(루치아.49.분당 야탑동본당)씨에게 인터넷 쪽지를 보냈다.
“이렇게 밤늦은 시간까지 주무시지 않고 뭐하세요?”
“숙제를 다 못해서요.”
“특별히 카페를 사랑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신부님이 주시는 문제를 풀며 묵상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또 신부님께서 핵심을 짚어주시니 요점정리가 되어 머리에도 쏙쏙 들어오네요.”
오늘은 신부님께서 무슨 답글을 써주실까? 658명의 신자들은 다시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 즐거운 성경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카페주소 http://cafe.daum.net/catholicbible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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