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남녀노소 성경필사 열기 “후끈”
1994년 본격화…각 본당 가정으로 확산
신앙 키우는 또 하나의 기도로 자리매김
가톨릭신자라면 마땅히 자주 읽고 묵상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생활에서 실천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신자들이 성경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방대한 분량을 담은 성경을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최근 몇 년 동안 성경공부 붐이 이어지고 있다.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많은 신자들이 혼자서 혹은 가족, 단체로 하느님 말씀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노력하면서 각종 성서모임의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성경필사’가 교회 내 단체와 신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을 키우는 또 하나의 기도로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교회력으로 시작이요 마침인 성서주간(26~12. 2)을 맞아 하느님 말씀의 참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성경필사에 대해 알아보자.
성경필사의 봉헌은 1994년 원주교구에서 처음 시작돼 본격화 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청주·마산·수원·춘천교구·서울대교구 등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며, 교구 전체적인 필사운동뿐만 아니라 각 본당과 개인 가정으로 활발하게 퍼져나갔다.
대희년을 앞둔 1~2년 동안은 일부 본당과 가정에서 신구약 성경을 손으로 직접 쓴 필사성경을 제단에 봉헌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필사성경의 봉헌은 단지 성경을 손으로 쓴다는 외적인 행위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온전히 자신의 마음과 삶을 담았다는 점에서 신자들의 신심을 북돋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대희년 이후에도 이 같은 열기는 계속 이어졌다. 본당 설립 기념일, 새 성당 봉헌 등을 위해 신자들은 마음을 담아 성경구절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뿐만 아니라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을 맞는 사순절과 대림절에는 각 가정이 성경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2002년에는 주교회의 성서위원회가 사순절을 맞아 성경말씀의 생활화를 꾀하고, 미사 전례에 더욱 충실하게 임하기 위해 마련한 ‘성서 쓰기 봉독’운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이 운동은 전례 봉사자가 그날 미사 때 읽을 성경 구절을 직접 손으로 쓰고 자신이 쓴 부분을 들고 나와 독서를 함으로써 성경에 담긴 하느님의 가르침을 몸에 내면화하자는 운동이었다.
천주교가 전래된 지 221년 만에 한국교회 독자적으로 완역한 새 ‘성경’의 탄생도 성경필사운동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와 함께 컴퓨터와 인터넷의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온라인 성경필사를 하는 본당도 늘어나고 있다. 올 4월에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인터넷 굿뉴스가 홈페이지 내에 ‘성경쓰기’ 코너를 마련해 전국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인터넷 상의 성경쓰기는 온라인으로 이뤄져 교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던 젊은층이 많이 참여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마태오 복음을 필사하고 있는 우희주(로사리아.10.서울 중계동본당)양은 “성경필사를 통해서 모르던 하느님을 알게 돼 기쁘다”며 “예수님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될 것같다”고 말했다.
교회 내 어린이부터 어르신 신자의 열띤 참여로 성경필사의 열기는 식지 않고 앞으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신자들은 성경필사가 단순히 글자를 옮겨 쓰는 외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우리들의 헤진 신심을 치유하는 행위라는 것을 잊지 않고, 성경구절 안에 살아 있는 하느님을 만나는 내적 수련임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춘천교구, 전신자 대상 ‘성경 읽기·쓰기’운동
하느님 말씀 생활화 실천
춘천교구 사목국(국장 이동주 신부)은 2009년 교구설정 70년을 맞아 교구 전 신자를 대상으로 ‘성경읽기 및 성경쓰기’운동을 펼친다.
대림 첫 주인 12월 3일부터 시작되는 이 운동은 모든 신자들이 정성과 사랑,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하느님 말씀을 옮겨 쓰면서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순교성인의 깊은 신심을 이어받아 성경말씀을 생활 속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신자들이 직접 쓴 성경은 후손들에게 복음적 신앙을 증명하는 신앙증거자료로써 의미를 갖는다.
사목국은 신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신자들이 신·구약 73권을 읽고 완필할 수 있도록 1년간 읽기 진도표와 3년간 쓰기 진도표를 만들어 교구 내 각 본당에 배포했다. 사목국은 또 신자들이 완필한 성경을 70주년인 2009년 9월을 전후해 본당과 지역, 교구에서 각각 전시되며 성경필사 축복장과 필사증 등을 완필자에게 수여하는 ‘성경읽기및 성경쓰기’운동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사목국장 이동주 신부는 “새 성경 발간과 교구설정 70주년을 맞아서 새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운동을 마련했다”며 “끝까지 모든 신자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춘천교구 사목국은 성경을 통해 신자들의 영적쇄신을 꾀하고, 사랑이신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생활화할 수 있도록 성경읽기와 쓰기 운동을 각 본당별로 적극 권장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교구 굿뉴스, 인터넷 성경쓰기 새 장 열다
전체 참여자 1만5000명 넘어
개설 200일만에…신구약 완타자만 235명
서울대교구 굿뉴스가 인터넷 성경쓰기의 새 장을 열고 있다.
굿뉴스가 올 4월 20일 개설한 온라인 성경필사운동 ‘성경쓰기’가 가톨릭 네티즌(이하 가티즌)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그날의 성경구절을 쓰는 ‘매일 성경쓰기’의 경우 하루 400여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신·구약성경 전체를 완타하는 ‘개인성경쓰기’ 전체 인원은 8000명을 넘어섰다. 또 단체원이 힘을 합쳐 성경을 쓰는 ‘클럽성경쓰기’에는 214개 단체, 900명이 참여하고 있는 등 개설 200일 만에 성경쓰기 전체 참여자 숫자는 1만 5000명을 넘어섰다. 이 기간 동안 참여자들이 컴퓨터로 쓴 성경은 총 3639만6875절에 달한다.
고무적인 것은 성경쓰기에 대한 열기. ‘개인성경쓰기’에 참여한 8000여명의 신자 중 235명이 신·구약성경을 모두 완타해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235명 중에는 세 차례 완타한 참여자가 한 명, 두 차례 완타한 사람도 네 명 포함돼 있다.
단체원이 힘을 모아 완타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단체도 70개에 달한다. 이중 의정부교구 송산본당은 무려 아홉 차례나 완타했으며, 서울 송파동본당, 사당5동본당, 무악재본당도 다섯 차례 이상 완타하는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문화를 활용한 ‘성경쓰기’가 손으로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가는 성경필사에 비해 기계적이고 정성이 없다는 우려도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느낌나누기’ 게시판에는 성경쓰기를 통해 얻은 보람을 나누려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디 ‘koj4565’는 “성경쓰기가 신앙심을 더욱 깊게 해 주는 것 같다”며 “2차 완필 도전 때는 좀 더 천천히 묵상하며 쓰고 싶다”고 전했고, “컴퓨터 만진지 4년 되었지만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이제야 알았다”는 아이디 mariahkj는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생각하고 완타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주 사용 층이 젊은이인 것을 감안하면 굿뉴스 ‘성경쓰기’는 20~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사목 프로그램으로 높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성경에 관심을 갖는 예비신자나 새 신자들이 쉽게 성경 말씀을 맛들일 수 있는 재교육 과정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성경말씀의 생활화와 클럽 활성화, 친교 나눔을 위해 오픈이벤트, 2차이벤트 등을 가진 굿뉴스는 명예의 전당 121호부터는 개인성경쓰기 화면에서 바로 명예의 전당 완료증을 출력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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